북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

집권 후 ‘신년 메시지’ 첫 생략…결정서 내용으로 대체 ‘이례적’

2020.01.01 21:41 입력 2020.01.01 21:42 수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별도의 ‘신년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대신 북한 매체는 1일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이를 신년사로 대체했다.

노동신문은 새해 첫날인 이날 김 위원장의 신년사 대신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결정서를 1~5면에 실었다. 조선중앙TV에서도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방영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육성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막 집권한 2012년에는 노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곳에 신년공동사설을 실었다. 당시는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 불과 보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형식을 유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녹화방송 형식이었지만 카메라 앞에서 대내외에 직접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지난해 신년사 발표 때는 기존과 다른 세련된 연출로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집무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낭독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는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때 방식을 따른 것이다. 김 주석은 1946~1994년 네 번을 제외하고 신년사를 모두 육성으로 발표했다. 반면 김정일 위원장은 1995~2011년 신년사를 공동사설 형식으로 전했다.

김 위원장이 어떤 형식으로든 신년사를 거른 것은 이례적이다. 신년사에는 전년도 정책 성과를 평가하고 그해 분야별 주요 과업의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한 해 대남·대미 노선을 가늠할 수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북한 주민들의 학습자료로도 사용된다”며 “신년사가 없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신년사를 전원회의 결정서 내용으로 갈음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 정치행사로 신년사를 대체한 것은 1987년 이후 두 번째이다. 전원회의 결정서는 신년사처럼 대내외 정책 노선을 담고 있다.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정책 관련 내용의 분량도 지난해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비슷하다. 전원회의 결정서 중간중간에는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기도 하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체제에서는 당을 제도하려는 측면이 두드러졌는데 그 연장선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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