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회고록…“북, 정상 간 선언 이행 안 돼 불만…미국 때문에 일 못한다 말아야”

2020.06.10 20:53 입력 2020.06.10 20:54 수정

“김정은 경제 성과 쫓기는 듯

김여정 사실상 후계자 내정”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판문점의 협상가>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판문점의 협상가>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75)은 10일 북한의 대남 강경 기조에 대해 “4·27 판문점선언이나 9·19 평양공동선언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후과”라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날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최근 행보는 전단 살포와 한·미 연합훈련이 지속되는 등 남북 정상 간 선언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대북 제재를 앞세우는 미국 눈치를 보느라 남북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미국이 갖가지 이유를 대서 일을 못하게 하면 통일부 장관이 직접 가서 평화 유지를 위해선 이것밖에 길이 없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여건이 조성되면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국무위원이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비판했다. 미국이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한다면서도 핵 문제 해결과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데 대해선 “정말 어려운 조건을 걸고 네 마음대로 하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남북 간 연락채널까지 끊으며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해선 “대남 적대감으로 똘똘 뭉쳐 돌파해야 할 정도로 내부 사정이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올해 경제적 성과를 보여야 하지만,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이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대외 문제를 맡기고 자신은 경제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것 같다”면서 “최근 김여정을 ‘당중앙’으로 부르라는 지시가 내려가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상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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