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균환총무‘진퇴양난’

2000.07.27 19:16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2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으로부터 당3역과 함께 호된 질책을 들은 데다 정국을 조기수습하라는 어려운 임무까지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으로부터는 국회파행에 대한 사과와 당직 사퇴요구까지 받고 있다.

이날 김대통령의 유감표명은 민주당 총재로서 국민에게 유감을 표명한 것이지만 뒤집어보면 국회법 개정안을 ‘날치기’한 당 지도부와 국회의 야전사령관인 정총무를 꾸중한 것이다.

또 김대통령은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할 것”을 지시했지만, ‘토론과 대화’ ‘합법절차’ ‘다수결정 복종’ 등 좀처럼 풀 수 없는 단서를 붙여 놓았다.

정총무의 제1과제인 임시국회 재소집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정총무는 한나라당과 협의가 안되면 자민련, 무소속 등 군소정당 의원들과 함께 개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뜻은 여당만의 단독국회가 아니다. 설사 단독국회를 연다 하더라도 의사정족수 관리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구나 한나라당에서는 정총무의 사과와 퇴진을 국회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압박하고 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정균환 총무가 국회법 ‘밀약설’을 퍼뜨린 데 대해 사과하고,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협상 대상자인 정창화(鄭昌和) 총무도 “정균환 총무가 우리당과 총재를 상대로 밀약설 음모를 제기한 데 대해 공식적,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접촉조차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총무는 이날 오후 “나는 (밀약설을)들은대로 얘기한것이지만 염려스러운 부분에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평소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여권내에서 드물게 협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가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최우규기자 banc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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