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파문 ‘불똥 어디로’ 여야 초긴장

2000.12.01 19:11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씨의 금융비리사건 불똥이 정치권으로 뒤늦게 튀었다. 한나라당은 1일 사건 은폐의혹과 권력층 외압의혹을 이틀째 제기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음해성 정치공세’라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여야는 진씨의 검찰 출두로 진씨와 정치권 커넥션이 과연 사실로 드러날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진씨 사건과 관련한 권력층 외압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진승현씨 사건을 ‘열린 게이트’로 명명, “이 사건은 각종 권력이 난마처럼 얽힌 총체적 부정비리사건”이라며 “금감원은 물론 현직 국정원 차장까지 의혹선상에 오르내리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금융비리사건의 차원을 넘어 국기문란사건으로 비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부대변인은 “동방 게이트에 이어 열린 게이트에도 특검제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국가정보 책임자의 국기문란 행위로 대통령까지 하야한 페루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날 자기당 소속 모 의원이 진씨로부터 수십원억을 받았다는 설이 나돌자 뜻밖의 역풍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영훈(徐英勳) 대표 주재로 당4역 회의를 열고 야당의 공세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특히 한나라당이 전날 사건 연루의혹을 제기한 신건(辛建) 당 법률구조자문단장이 참석해 “진씨는 보지도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며, 이 사건과는 티끌만한 관계도 없다”면서 “나의 명예를 훼손한 이부영(李富榮) 부총재 등 한나라당 의원 7명에 대해 오늘중으로 강력한 법적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사회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사람의 명예를 근거없이 음해하는 데 대해 더 이상 개인이나 당차원에서 방치할 수 없다는 게 회의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한편으로 증권가에 나도는 ‘진승현씨 모 야당 의원에 80억원 제공설’과 관련한 정보수집에 나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부산 연고기업인 MCI코리아가 구명활동을 위해 지역연고 정치인에게 손을 댔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병광기자 leeb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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