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면접 가이드]인사청문회

2002.09.01 18:36

최근 실시된 두 차례의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는 우리 사회에 색다른 자극과 충격을 주었다. 과거 같았으면 반대파의 일과성 정치공세로 끝났을 주장이 총리 인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소위 우리 사회에서 명망 있다는 인물의 도덕성 수준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총리 인준 여부가 지금 당장 국가의 살림살이나 대외 신인도 문제 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른다. 하지만 청문회는 여론과 언론에 의한 대통령 후보의 자질 검증과 맞물려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미래에 중요한 공직에 취임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자식이 ‘출세’하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적어도 청문회에서 문제가 된 것과 같은, 부당한 개인적 이익을 꾀하지는 않거나 꺼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가 보다 더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데 따르는 진통일 뿐이라고 보아 넘기기에는 청문회 등을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너무도 부정적이다.

이런 점을 전제해보자. 즉 총리 서리들이 적어도 현재 총리직을 맡을 만한 능력과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도 그들을 총리로 지명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가진 능력과 경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판단되는 것들에는, 그때 그때마다 우리 사회가 공식적으로 ‘사회적 악’이라고 규정했던 것들이 들어 있다.

십분 양보해서 그들이 사회적 능력을 발휘하거나 경력을 쌓을 때의 상황이 오늘과 너무 달랐으므로 오늘의 기준으로 과거를 재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해 당장 그런 상황 속에서 길러진 능력과 경력이라면 지금은 필요없다고 반박할 수 있다. 현재 사회가 과거의 사회와 똑같지 않으며 또 그래야 한다면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한다. 공직자나 공직자 후보들의 그런 행태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웬 호들갑이냐’고. 또 청문 대상자와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위원들이 청문하는 것은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댄다. 공직자들의 도덕성에 대해 실망의 수준을 넘어 절망하는 심경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위선적 공직자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반성할 부분은 있다. 스스로의 손으로 선출한 공직자 중 이번 청문회를 통해 비난받는 행태와 똑같은 전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다른 선출직 공직자라도 동일한 전력을 지녔다면 비난받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공직자를 연고 등 ‘다른 이유’로 선출했다면 다른 공직자들의 부도덕성이나 위선을 질타할 근거는 그만큼 박약해진다. 공직 사회, 나아가 정치 전체에 대해 냉소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다.

인사 청문회는 어쩌면 지금껏 가려졌거나 관행적으로 묵인된 부정직과 부도덕 등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치부를 우리 스스로가 까발리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와 다를 게 없는 당신네들이 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는 피장파장식 변명이 통할 수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계기 중의 하나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1. 인사 청문회의 의의는? 청문회가 공직 수행 능력이나 자질 검증보다는 과거의 부도덕성이나 잘못을 확인하는 데 치중한다는 비판에 대한 자신의 견해는?

2. 정치권에 대한 혐오나 냉소에 대해 진단해 보라. (02)3143-3918

〈최윤재 한국논리·논술연구소장 klogi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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