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등생까지 ‘0교시’ 라니

2002.11.01 18:19

서울의 일부 초등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이 ‘0교시수업’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이 아침도 거른 채 졸린 눈을 비비며 등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초등생들이 즐겁게 참여해야 할 특기적성교육이 ‘0교시’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은 문제이다. 한 학교에서는 ‘수학영재반’ 시간에 진도를 앞서 나간다니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위주 교육을 부추기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0교시수업’은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고 과중한 입시부담에 시달리게 한다. 우리 교육현장의 일그러진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0교시수업이 중·고교뿐 아니라 초등학교까지 번지고 있다니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한창 밝고 건강하게 커나가야 할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부담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초등학생들의 소질과 특기, 적성을 살리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특기적성교육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특기적성교육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학생 참여율이 30%를 밑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신나고 재미있으며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이것은 특기적성교육을 위한 시설이나 인력, 재원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다보니 다른 학교와의 경쟁이나 교육청 보조 등을 이유로 학생들을 강제로 참여시키는 등 부작용들이 빚어지는 것이다.

교육당국은 특기적성교육의 0교시수업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관리·감독을 강화해 초등학교 현장에서 0교시수업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기적성교육에 대한 투자와 정책적인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 특기적성교육의 교육체계와 방법을 개선해 다양하고 수준높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특기적성교육의 활성화는 공교육 내실화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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