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공시제 첫날, 公示 2배 늘어 ‘위력 실감’

2002.11.01 18:48

공정공시제 시행 첫날인 1일 상장·등록기업의 주요 경영정보 공시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평소 같으면 기업설명회(IR) 자료, 보도자료 형식으로 배포됐을 자료들이 공시를 통해 바로 시장에 알려져 새 제도의 위력을 실감나게 했다.

그러나 공정공시 내용이 실적자료에 국한됐고 정보제공자를 명시하지 않아 법규 위반을 피하기 위한 느낌을 주었고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 내용이 서비스되지 않는 등 운용상의 미흡함도 발견됐다. 업계에서도 기업 임원들이 일제히 입조심에 들어가는 등 새 제도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으나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기업들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첫날 공시 쏟아져=LG석유화학과 한국전력은 해외 IR를 통해 기관투자가들에게 공개할 자료를 미리 공정공시를 이용해 시장에 알렸다. 또 신도리코도 증권사의 기업탐방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던 3분기 실적자료를 공시했고 하나투어도 내부 월례회의에서 발표될 10월 손익현황을 공개했다. 현대·기아차도 언론배포에 앞서 10월 실적을 공시했다.

공정공시제 이전에는 회사직원, 증권사 애널리스트, 기관투자가, 언론만이 한정적으로 접할 수 있던 정보가 공정공시 시행으로 시장에 즉각 알려지게 됐다.

윤권택 코스닥 공시서비스팀장은 “예전에는 보도자료 등으로 언론이나 투자자들에게 보내던 소식을 이제 공시를 통해 먼저 올리고 있어 기업공시가 활성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 늘었지만 실적자료에 집중=증권거래소 양정조 상장공시1팀장은 “공시건수가 평소에 비해 2배로 늘어나는 등 정보량이 증가했다”며 “다만 공시내용은 장래사업계획, 손익구조전망, 실적잠정치에 국한됐다”고 말했다.

양팀장은 “기업들의 공개발표회에서 나올 자료나 투자자들의 관심도 실적과 사업전망에 집중될 것”이라며 “공정공시 내용도 크게 이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증권시장은 기타 주요경영사항에 대한 공시가 대폭 줄고 공정공시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수시공시 의무사항과 공정공시가 겹칠 경우 수시공시를 하게 돼 있어 수시공시 건수에는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대상공시내용이 확대됨에 따라 전체 공시건수는 다소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벌을 피하기 위한 ‘보험성 공정공시’도 속출했다. 11월 이전에 이미 발표한 사안이라도 혹시 모를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공정공시를 통해 다시 시장에 알리는 기업들이 많았다. 심지어 상장업체인 ㄷ사는 정보제공자나 대상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정공시 꼬리표를 달아 3분기 실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공정공시 서비스 시스템이 완료될 때까지 당분간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 홈페이지에 접속해 공정공시 내용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최병태·임영주기자〉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