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社 사업다각화 ‘붐’

2003.01.02 18:22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일색에서 최근에는 주5일 근무제 바람을 타고 수요가 늘고 있는 중소업체의 영역인 빌라, 전원주택으로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부동산개발 전문회사인 솔렉스플랜닝 장용성 대표는 “이같은 변화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대규모 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대형건설사의 상품개발능력이 더해지면서 빌라나 전원주택도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빌라시장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이미 유로카운티, 멤버스카운티 등 대형 고급빌라 브랜드로 강남구 청담동, 서초구 방배동·반포동 일대의 빌라를 장악하고 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단지형 빌라(도심형 집합주택)를 선보이며 관리비를 낮추고 환금성을 높인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차 서울시 동시분양에서 강남구 청담동에 유로카운티 20가구를 분양, 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11차 서울 동시분양을 통해 노원구 공릉동에서 134가구의 대규모 단지형 빌라 ‘현대홈타운 스위트’를 분양했다.

현대건설 주택사업팀 김정수 부장은 “대규모 택지가 부족해지면서 300~500평짜리 소규모 필지에 다양한 형태의 공동주택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익성도 아파트 못지 않아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앞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물산 등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올해 아파트형(단지형) 빌라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도심에 지어지는 빌라뿐 아니라 전원주택, 골프빌리지 등 다양한 교외주택 사업도 활발하다.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8월 경기 성남에서 ‘더 샵 포스힐’이라는 브랜드로 24가구의 전원주택 단지를 분양한 바 있으며 삼성에버랜드는 ‘푸르메 마을’이라는 브랜드로 이미 용인, 일산, 양평에 대규모 전원주택 단지를 일궈놓고 있다.

대우건설 주택사업팀 김승배 부장은 “올해에는 55~65세 정도의 계층을 겨냥한 시니어스타운 등 새로운 주택상품을 내놓는 등 다각화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대형건설업체의 움직임에 대해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중소형업체의 매출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10년째 서울 강남지역에서 빌라사업을 해 오고 있는 중견업체 관계자는 “빌라사업이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면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품질력과 중소업체 특유의 순발력, 가격경쟁력 등 장점을 살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경은기자 king@kyunghyangc.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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