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 해법’ 정부·정치권 딜레마

2005.02.01 17:56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 터널공사에 반대하는 단식 100일째를 앞두고 있는 지율스님을 둘러싸고 정부와 정치권이 대응방안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지율스님은 1일로 단식 98일째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이강철 시민사회수석으로부터 지율스님 문제에 관한 보고를 받고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석은 김수환 추기경과 접촉하는 등 단식중단을 위한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직접 지율스님을 찾아가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측은 일단 공사를 계속한다는 전제 아래 환경단체측과 공동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천성산 환경생태계 보호를 위한 예방 및 사후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의원 30명이 ‘지율스님 살리기와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촉구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하고 정부가 단식중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그렇지만 현상황에서 뚜렷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와 법원의 판결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추진되고 있는 국책사업이 중단되면 천성산 공사가 지장을 받는 것은 물론 다른 국책사업에도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율스님을 방치했다가 자칫 불상사라도 벌어진다면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는 일단 단식을 중단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지율스님의 가족과 종교계, 시민단체 등과 접촉, 다각도로 설득을 종용하고 있다. 의료진을 24시간 대기시켜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가족의 동의가 필요한 의료행위에도 대비, 부모·형제 등과의 비상연락망도 가동중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지율스님 문제를 정치 쟁점화할 태세다. 한나라당은 ‘천성산 사업 중단’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해 “노대통령이 무책임하게 공약을 벌인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중·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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