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체제’ 토론회

“민주당에 쌍용차 매각 책임 물어야”

2009.11.16 18:01

‘97년 체제론’ 손호철 교수

우리가 민주화체제인 87년체제에 살고 있다느니,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08년체제에 살고 있다느니 하는 주장이 있다. 이는 잘못이다.

[‘한국사회체제’ 토론회]“민주당에 쌍용차 매각 책임 물어야”

우리 사회는 1997년 경제위기 이후 시장만능과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97년체제로 변했다. 물론 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주의의 후퇴와 감세 등 경제정책의 우경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그것이 신자유주의(경제)와 제한적 민주주의(정치)라는 97년의 특징을 넘어선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는 아직도 97년체제에 살고 있다. 08년체제는 97년체제의 우경적 변형(하위체제)일 뿐이다.

따라서 87년체제나 08년체제론에 기초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반(反)MB투쟁만 강조하는 것은 잘못이다. 97년체제와 관련하여 민생을 지키기 위한 반(反)신자유주의 투쟁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즉 반신자유주의투쟁과 반MB투쟁을 정세적으로 결합하고 후자를 전자로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부평을, 안산의 재·보궐선거 등이 보여준 것처럼 민주당이 현재처럼 패권주의를 고수하고 우경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MB투쟁에만 매달리는 것은 진보개혁 세력이 민주당의 노예로 전락하고 민주당과 동반자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령 민주당이 한·미 FTA 국내대책본부장을, 노무현 탄핵주동자를 공천해도 반MB를 위해 민주당을 따라가야 하나? 또 GM대우,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 반MB를 위해 민중진영의 결사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무비판적으로 해외매각해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인 민주당의 책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MB정권만 공격해야 하는 것인가? 사실 쌍용차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 매각을 총지휘한 것인데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국민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좌경화와 탈패권주의화가 전제되지 않은 반MB연합은 진보개혁 세력의 무덤일 뿐이다. 우리는 단순히 MB를 넘어서 김대중, 노무현의 양극화시대, ‘묻지 마 해외매각시대’로 돌아가선 안 된다. MB만이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의 소위 ‘좌파 신자유주의’도 함께 넘어 ‘민생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