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손 잡고 “통합 도와달라”···이희호 “네” 외마디

2016.01.01 16:23
디지털뉴스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지도부 등이 1일 오전 마포구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이희호 여사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지도부 등이 1일 오전 마포구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이희호 여사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새해 첫날인 1일 동교동 사저로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날 예방은 호남 민심 달래기 차원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면담이 시작되기 전 이희호 여사 측에서 “이 여사가 지난 27일 넘어져 거동이 상당히 불편해 합동하례하는 걸로 하겠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평상시와 달리 비공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이 여사는 침대에서 일어나다 넘어지면서 갈비뼈 4개에 금이 가고 왼쪽 엄지손가락이 분절돼 손에 깁스했으며 현재 회복 중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는 문 대표에게 “올 한 해 원하시는 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짧은 덕담’을 건넸을 뿐 공개대화가 이어진 8분간 거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김 전 대통령이 만든 정당이고 두 번 정권교체를 했으며 승리의 통합을 해온 당인데 민심의 이반을 모르고 오늘 이렇게 분열하는 것을 보고 정치에 개입하진 않지만 심기가 매우 불편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문 대표가 “새해에는 늘 건강하시고 복 받으시라”고 말한 뒤 방문자 일동이 이 여사에게 세배를 했다. 이어 문 대표는 이 여사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이 여사의 손을 잡았다.

문 대표는 “우리가 총선에서 이겨야만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가 있는데 그러려면 우리 당이 단단하게 단합되고 더 크게 통합해야 하지 않겠느냐. 여사님께서 많이 도와달라”, “저희 당이 요즘 어려움이 많은데 많은 가르침을 주시라”고 부탁했으나 이 여사는 중간중간 ‘네’라고만 짧게 답했다.

이 여사가 가슴을 가리키며 “넘어져 분지러졌다(부러졌다)”고 몸 상태를 전하자 참석자들은 쾌유를 빌었다. 이 여사측 관계자가 “차를 대접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고 하자 문 대표는 “여사님 몸도 불편하신데 저희는 뵙는 것만 해도 좋다”고 답했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최근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사망 소식에 평화센터 명의로 조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표는 이 여사에게 “나중에 저희가 모시고 (북한에) 다시 한번 가겠다”고도 했다.

이날 예방에는 이종걸 원내대표와 전병헌·정청래 최고위원, 이목희 정책위의장,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정세균 전 대표, 이석현 국회 부의장, 박광온 비서실장 등이 동행했다.

앞서 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단배식 후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DJ묘역과 김영삼(YS)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문 대표는 방명록에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다짐합니다”라고 썼다.

권 고문과 김옥두 이훈평 남궁진 박상규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0여명도 이날 오전 이 여사에게 새해인사를 한 뒤 현충원을 방문, DJ 묘역에 이어 YS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표는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중앙)와 당직자, 의원들이 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중앙)와 당직자, 의원들이 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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