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메시지…출사표 던진 장소 보니 ‘끄덕끄덕’

2017.01.25 22:16 입력 2017.01.25 22:23 수정

이재명 성남시장 ㅣ 흙수저 이미지 부각해 ‘공정 사회’ 중요성 전달

안희정 충남도지사 ㅣ 시민들과 SNS ‘즉문즉답’ 젊고 참신함·소통 내세워

유승민 의원 ㅣ 박 대통령과 대립 ‘수난기’ 헌법의 중요성 거듭 강조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대선 주자들은 출마 선언을 하는 장소에도 메시지를 담는다. 자신의 비전과 정치적 자산을 극대화하는 곳을 택해 주목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대선 주자의 메시지와 그간 행보가 장소와 조화를 이루면 시너지 효과를 보지만, 잘못된 장소 선정으로 시작부터 비판의 빌미를 주는 경우도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25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전날 중앙당 창당대회를 한 뒤 당사에서 열린 첫 행사다. 보수 신생정당인 바른정당과 자신을 일치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직접 골라 맨 하늘색 넥타이 역시 당색과 같다. 남 지사 측은 “당의 대선 후보로 국가 미래를 여는 대표선수가 되고자 하는 의지, 당의 리더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의원

유승민 의원

26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국회 헌정기념관을 선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정치적 수난기’에 헌법 1조를 무기로 삼았던 만큼, 이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다. 유 의원은 “늘 헌법 가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연장선상에서 헌정기념관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국회나 당사를 벗어나 ‘현장’으로 나가는 후보들도 눈에 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23일 성남시 상대원동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그가 15살부터 2년 남짓 ‘소년 노동자’로 일한 곳이다. ‘흙수저’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공정 사회’라는 핵심 메시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지난 22일 안희정 충남지사는 서울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시민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즉문즉답’하는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대신했다.

50대 젊은 주자라는 참신함과 소통을 내세운 행보다.

잘못된 장소 선택으로 출마 의미를 반감시키는 경우도 있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대표적이다. 당시 ‘소통 리더십’을 내세워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출마 선언 장소로 택했다. 이곳은 박정희 정부의 가혹한 노동 탄압에 시달렸던 경성방직이 있던 자리다. 현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인 인명진 목사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70년대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배인 곳을 택해 출마 선언을 하면 그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한 말이 있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사람 많이 다닌다고 출마 선언을 한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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