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용 칼럼

‘미스터 션샤인’-한반도 평화

2018.10.01 18:03 입력 2018.10.01 20:56 수정
박래용 논설위원

[박래용 칼럼] ‘미스터 션샤인’-한반도 평화

애기씨 = “피스(peace)가 무엇이오. 러브보다 좋은 거라 하더이다. 그보다 더 달콤하고 그보다 더 뜨거운 것이오?”

유진 초이 = “혼자는 못하오, 함께할 상대가 있어야지.”

한국당 = “위장 평화는 일시적으로 국민의 눈을 가릴 수 있으나 결과는 참담할 것이외다. 나으리. 세상이 미쳐가고 있는 듯, 다음 대통령은 아마 김정은이 되려는지….”

애기씨 = “같은 민족끼리 서로 돕지는 못할망정 이리 사납게….”

한국당 = “같은 민족끼리 돕고 사는 걸 보고 배운 적이 없어서요.”

애기씨 = “난 한반도에 평화를 환하게 피우려 하네. 불꽃처럼. 난 그리 선택했네.”

한국당 = “왜 자꾸 그런 선택을 하십니까. 무장해제하고, NLL 포기하고, 퍼주기 같은 그런 위험한 선택들 말입니다. 하니 아무것도 하지 마십시오. 김정은 그만 만나십시오. 북·미 정상회담 같은 거 중재하지 마십시오. 날아오르지 마십시오. 세상에 어떤 말도 하지 마십시오.”

[박래용 칼럼] ‘미스터 션샤인’-한반도 평화

유진 초이 = “이 세상엔 분명 차이가 존재하오. 힘의 차이, 견해 차이,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오. 하나 전 세계가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리길 진정으로 바라고 있는데 당신만 냉전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오. 당신들이 신주 모시듯 하는 트럼프도 한반도에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릴 거라고 했소.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도 했소. 그럼 트럼프도 미국을 통째로 넘기는 것이오. 백성 80%가 평화를 원하고 있소. 당신은 백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는데 당신이 대표하는 건 무엇이오. 도대체 당신이 구하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한국당 = “탄핵 때, 지방선거 때 그냥 저를 죽게 두지 그러셨습니까. 다행히 경제가 휘청하는 바람에 희망 같은 게 생겼지 뭡니까. 이놈은…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할 줄 몰라서 이놈 칼을 씁니다. 고르고 골라 제일 날카로운 말로 베고 있습니다. 총선에 또 죽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나으리.”

애기씨 = “이런 주제넘은 자를 보았나. 그동안 기다렸네. 처음 판문점 정상회담 할 때, 두 번째 세 번째도 자네는 외눈박이 색깔론을 되풀이했네. 그냥 반대를 넘어서 발목을 잡고 훼방까지 놓지 않았는가. 동서독 통일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세력은 독일의 보수정당이었네. 독일의 보수당은 냉전 때에도 동독 정당과 교류하고 입법 지원까지 아끼지 않아 통일을 앞당겼다고 하네. 한데 자네는 어찌 그러한가. 남북 간 대치도, 북·미 간 대결도 끝나가는 마당에 어찌 혼자만 어깃장을 놓고 작은 이문을 취하려 하는지. 덕분에 자네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판문점선언을 비난하는 세력이 됐네. 축하하네. 이제껏 나는 옳은 쪽으로 걷고 있으니 괜찮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참아왔네. 난 이제 더는 자네와 나란히 걸을 수 없을 것 같네. 하니 이제 각자의 방향으로 가세.”

유진 초이 = “다시 조선에 오며 나는 기대했소. 조선이 달라졌으리라는 기대, 보수가 수구적, 냉전적 사고를 벗었을 것이라는 기대. 하여 이 땅에서 보수와 함께 나란히 걷고 싶다는 기대를 했소. 하나 아직도 한국당은 그 작은 상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싶소.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소.”

한국당 = “왜 하는 겁니까 그 일, 평화 그게 돈이 많이 됩니까. 이해가 가야 말이지.”

애기씨 = “어제는 평화가 우리 삶에 없었는데 오늘은 있네. 그거면 됐네. 자네도 한때는 평화가 경제고, 밥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3년 전엔 통일이 미래라면서 통일 비용보다 혜택이 배 이상 클 것이라고, 북한이 경제·평화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세계 최대 산업벨트가 탄생할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 통일은 자네가 하면 대박이고, 내가 하면 재앙인가. 어찌 그런 건가.”

한국당 = “이러면 안되는데 뭐든 반대를 해야겠거든요. 세상 모두가 적이 되어도 상관없겠다 싶어졌거든요.”

유진 초이 = “그냥 놔 두시오. 아직 혼꾸멍이 덜 난 것 같으니….”

애기씨 = “그대와 함께해보고 싶은 일, 평양의 거리, 백두산 천지까지 가보는 거요. 소풍을 가듯. 나는 가봤소. 거기서 나는 잠깐 수줍고 오랫동안 행복했소.”

유진 초이 = “남북이 함께 걸으면 모두가 쳐다볼 거요. 퍽 잘 어울려서.”

애기씨 = “피스가 생각보다 쉽소. 시작이 반이라 그런가. 숱한 시간이 내겐 늘 준비였소. 이제 더 앞으로 가려 하오.”

유진 초이 = “그댄 이미 나아가고 있소. 그대 계속 나아가시오.”

※한국당은 구동매를 패러디했다. 극중에서 구동매는 포악하나 무지몽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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