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사 파문

“반일 감정 이용 반사이익 도모 세력 있다” 정치권 공방에 기름 붓는 대통령실 발언

2023.03.02 21:04 입력 2023.03.02 23:02 수정

박홍근 “이완용 말과 다른가”

여당 “죽창가로 이재명 덮나”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친일파 이완용이 말한 내용이 적힌 팻말을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친일파 이완용이 말한 내용이 적힌 팻말을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야당은 ‘매국노 이완용’ ‘친일 본색’ 등의 단어를 써가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대통령실은 “반일 감정, 혐한 감정을 이용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친일사관에 동조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한국과 일본에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두 가지 정도의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한쪽은 어떻게든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자는 세력, 또 한쪽은 어떻게든 반일 감정 혹은 혐한 감정을 이용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연 어느 쪽이 좀 더 국가의 이익을 위해 고민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고민하는 세력이겠냐”며 “현명한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제 침략 원인이 마치 우리나라 탓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 대목이 있어 논란이 있다’는 질문에도 “연설의 핵심은 안보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한·일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일관계는 늘 고민이 많다. 과거도 있고, 현재도 있고, 미래도 있지 않느냐. 모든 것이 함께 얽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양국 국민들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세계적 대세에 순응하기 위한 유일한 활로다’라는 이완용의 말을 인용해 “매국노 이완용과 윤 대통령의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모두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식민사관”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한·일 과거사 문제 해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협력 파트너’라고 한 점에 대해서도 “104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본 정부의 잘못을 우선 바로잡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머리 숙이는 비굴한 외교로는 정상적 관계개선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대 상황이 변하는 것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나오는 반응을 보면 그런 시대착오적인 세계관으로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건지 측은지심이 든다”고 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반일 선동에 기대어 죽창가를 불러본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사라지지 않으며, 사퇴의 목소리가 잦아들 리 만무하다”면서 민주당의 비판을 이 대표 ‘방탄용’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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