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미러클 OB’ 기억하시나요

2007.10.01 18:07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7경기 차이를 뒤집고 지구 우승에 성공했다. 이처럼 많은 승차를 뒤집어 역전 1위를 차지하는 팀에는 ‘미러클(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승차 역전은 1914년에 있었다. 7월6일까지 15경기를 앞서 있던 뉴욕 자이언츠는 하반기에 34승10패를 달린 보스턴 브레이브스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때 브레이브스를 가리켜 ‘미러클’이라고 불렀고, 이는 많은 승차를 뒤집은 팀에 붙는 영광스러운 이름이 됐다.

어쩌면 올시즌 미러클의 주인공은 필라델피아가 아니라 뉴욕 양키스가 될 뻔 했다. 5월30일까지 보스턴 레드삭스에 14.5경기나 뒤져있던 양키스는 9월20일 1.5경기까지 따라붙었다.

그때 뉴욕 팬들은 78년의 재현을, 보스턴 팬들은 그 반대를 간절히 원했다. 그해 7월19일까지 14경기 뒤져있던 뉴욕 양키스는 이후 52승21패로 결국 동률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단판 승부로 치러진 1위 결정전에서 뉴욕은 버키 덴트의 3점 홈런으로 보스턴을 울렸다.

그러나 재현은 없었다. 악몽을 꾸던 보스턴은 마지막 9경기에서 6승3패를 기록, 힘겹게 치욕을 면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선 95년 대역전 드라마가 일어났다. 8월27일까지 2위 OB베어스는 1위 LG에 6경기나 뒤져 있었다. 기적은 이때부터였다. 27일 더블헤더 2차전 이후 10경기에서 8승2패를 거둔 OB는 추석 연휴 동안 열린 해태와의 광주 4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LG는 4승1무8패.

이후 잠시 2위를 내주기도 했으나 마지막 7경기에서 또다시 6승1패를 거두며 LG를 0.5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단일 리그 채택 이후 최소 승차 1위였다. 일본프로야구의 니시테쓰 라이온스는 63년, 난카이 호크스에 14.5경기까지 뒤져 있었으나 대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마지막 긴테쓰와의 4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1경기 차이로 극적인 퍼시픽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당시 감독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첫번째 괴동(怪童)으로 불리는 나카니시 후토시. 그의 나이 겨우 30세 때였다.

〈이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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