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으로 시작, 3루타로 끝낸 ‘국민타자 시리즈’

2012.11.01 22:30 입력 2012.11.01 23:09 수정
김정준 | SBS ESPN 해설위원

당연한 승리란 없다. 승리는 준비에서 시작된다. 승부의 흐름이 꺾였을 때 이를 다시 뒤집을 수 있는 힘도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준비에서 비롯된다. 삼성이 준비가 잘된 강팀임을 증명한 한국시리즈였다.

1·2차전을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었던 것은 1차전 선발인 윤성환이 SK 타선에 대비해 준비를 잘한 상태에서 좋은 경기운영을 펼친 덕이었다. 하지만 3차전에서 위험한 고비를 맞았다. 삼성은 정규시즌에도 좋은 흐름 뒤 고비를 맞는 장면을 보였다. 시즌 초반이 그랬고 9월 초 롯데에 쫓길 때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모두가 당연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을 때 승부에서는 빈틈이 생긴다. 그 빈틈이 3차전에서 나왔다.

[김정준의 관전평]홈런으로 시작, 3루타로 끝낸 ‘국민타자 시리즈’

2승 뒤 3차전에서 경기 초반 6-1의 리드 상황에서 뒤집힌 것은 상당히 어려운 흐름이었다. 4차전까지 내줬지만 하루를 쉬면서 다시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1차전과 마찬가지로 준비가 잘된 윤성환이 흐름을 바꿨다. 만약 대구구장이 새로 지어진 3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이었다면 이번 시리즈가 어려울 수 있었다. 3~5차전을 모두 문학에서 치르게 되고 흐름을 역전시킬 기회를 놓쳤을지도 모른다.

그 흐름을 바꾼 것은 정규시즌 1위 팀의 저력이었다. 준비 잘된 수비 시프트로 위기를 돌파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역시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의 선제 2점홈런으로 시리즈가 시작됐고, 쐐기 3타점 3루타로 시리즈가 끝이 났다. 과거 해태 이종범, SK 김재현처럼 시리즈별로 큰 선수들이 해 주면 그 시리즈가 살아나게 된다.

SK의 2012 시즌은 이전의 야구와 새로운 야구가 겹치는 시즌이었고 바뀌어 가는 야구로 거둔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충분히 뛰어난 성적이다. 다만 과도기적 상황이다 보니 승부처에서 색깔이 엷어지는 문제가 벌어졌다. 내년 시즌은 새로운 색깔을 완성시키는 시즌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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