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동욕자승’ 이것이 삼성의 힘

2012.11.01 22:30 입력 2012.11.01 23:10 수정

프로야구 삼성은 지난 10월1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뒤 외야 담장에 한자 어구 하나를 내걸었다.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 위와 아래가 같은 목표를 가지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뜻이었다.

지난 시즌 삼성이 단단한 불펜 중심의 팀이었다면 2012시즌의 삼성은 선발과 불펜, 수비와 타격, 도루와 주루 등 여러 면에서 짜임새를 갖춘 진짜 강팀으로 거듭났다. 취임 2년째를 맞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팀의 목표를 선수단 전체에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류 감독은 “시즌 중에 코칭스태프에게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 코치들은 그 선수들이 경기를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했다. 시즌 초반 팀이 어려웠을 때는 주장 진갑용, 투수 최고참 정현욱, 야수 최고참 이승엽과 저녁을 먹으며 “이제 여러분이 나설 때다”라고 부탁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한 가지 목표를 갖기 시작했다.

삼성의 짜임새는 각 분야의 코칭스태프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이기도 했다. 삼성은 올 시즌 선발승이 전체 80승 중 무려 66승이나 됐다. 선발 66승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삼성 오치아이 투수코치는 시즌 전 선발 투수들의 의식 변화를 독려했다. 아무리 불펜이 탄탄하다 하더라도 선발 투수가 5회까지밖에 던지지 않으면 불펜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삼성의 선발 투수들은 6회 이상 던지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불펜 과부하를 줄이는 또 하나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 삼성은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도 4승을 모두 선발승으로 기록하며 불펜 중심의 야구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타격에서도 발전이 이뤄졌다. 삼성의 시즌 장타율 0.389(1위)는 지난해 0.376(6위)보다 1푼3리가 높아졌다. 삼성 전통이었던 화끈한 야구의 명성을 되찾았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홈런 4방으로 무려 11점을 쓸어담았다.

선수단 안에서도 고참과 어린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이승엽은 1차전 선제 2점홈런에 이어 5차전에서 몸을 날리는 수비로 팀 분위기를 살렸고 6차전에서는 3타점짜리 싹쓸이 3루타를 때렸다. 갈비뼈 실금 부상을 꾹 참고 뛴 박석민은 6차전에서 쐐기 홈런을 터뜨렸다. 위와 아래가 한데 어우러져 일궈낸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는 당분간 삼성의 시대가 계속되리라는 전조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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