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사령탑 살아남기 ‘코트전쟁’

2001.11.01 19:42

목을 건 전쟁이 시작된다. 6개월에 걸친 전투가 끝나면 과연 몇명의 장수가 살아남을까. 프로의 생존조건은 성적. 승자는 부와 명예를 보장받지만 패자는 미래를 담보받지 못하는 법이다.

그래서인가. 프로농구 새시즌을 맞이한 10개 구단 감독들이 가정을 뒤로한 채 사즉필생(死卽必生)의 각오로 코트에 나섰다.

긴 전투가 마감되면 최후의 승자, 한 장수만이 영광을 독점할 것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에 등극한 삼성 김동광 감독은 계약기간중인데도 불구하고 연봉이 3천만원 올랐다. 승자만이 누린 권리이자 특혜였다. 반면 지난 시즌 전투가 한창일 때 삼보 최종규·동양 최명룡 감독은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도중하차해야 했다. 감독들은 그래서 승리도 양보할 수 없고 우승은 더더욱 간절한 과제로 다가왔다.

삼성 김감독은 조용하게 수성을 준비했다. 여기에 천하통일의 경험이 있는 SK 최인선·KCC 신선우 감독은 패권탈환을 위해 갈아둔 칼을 들고 나섰다. 프로에 데뷔해 정상정복 일보직전에서 멈췄던 LG 김태환 감독도 두번 실패는 없다고 설욕을 장담한다.

SBS 김인건·모비스 박수교 감독도 여름내 다듬은 전력을 바탕으로 정상도전을 선언한 상태. 지난 시즌 바닥을 쳤던 동양의 김진 감독마저 신인 김승현의 수혈과 걸출한 용병의 영입에 힘을 얻어 ‘꼴찌에서 정상까지’를 기치로 내걸고 도전장을 던졌다. 최연소감독 유재학(SK빅스)은 괄목상대한 전력을 등에 업고 “이제야 웅지를 펼 날이 왔다”고 가슴을 펴고 있다.

약자로 평가받는 삼보 김동욱·코리아텐더 진효준 감독은 대망을 품기보다 소박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차근차근 1승을 올리다보면 좋은 날이 있을 것이란 구상이다. 10인의 지휘관 가운데 김동광·신선우·진효준 감독은 올시즌 종료와 함께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성적이 재계약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에 그들의 앞날이 주목된다.

〈권부원기자 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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