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감독들 “동네북 될라”

2004.11.01 17:44

첫승은 빠를수록 좋다. 연패를 피하라. 동네북도 되지말라.

시즌을 새로 시작하는 감독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불문율이다. 적자생존의 프로무대에서 처음부터 약한 모습을 보이면 강자의 사냥감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팀을 새로 맡은 감독 처지에서 보면 더욱 절실한 말이지만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곳이 또한 프로의 세계이다.

프로농구 감독들 “동네북 될라”

가슴을 졸인 끝에 맞이한 개막무대인데다 팀의 기대도 적지않아서 이들의 타격은 적지않아 보인다.

전자랜드의 재계약 요청을 뿌리치고 최고 대우를 제시한 모비스로 자리를 옮겼던 ‘꾀돌이’ 유재학 감독은 주말 삼성과 오리온스의 벽을 넘지못하고 주저앉았다. 유감독은 모비스와 연봉 2억3천만원에 계약해 감독의 연봉인상을 부채질한 주역. 다른 구단에서 보는 눈이 곱지않다. 유감독은 개막 2연전에서 경기내용마저 완패를 당한 터여서 벌써 입장이 곤란해졌다. 모비스의 경우 일찌감치 최약체로 꼽혀 다른 팀의 표적이 될 공산이 커졌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그만큼 고생길이 험해진다.

LG 박종천 감독은 지난 시즌 폐막 이후 김태환 전임 감독을 ‘밀어내고’ 사령탑에 올라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새시즌을 맞았다.

여자농구 현대를 이끌고 챔피언을 경험한 박감독이어도 남자프로에선 초보감독. 대진운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지난시즌 우승·준우승팀인 KCC와 TG삼보를 연이어 만나 첫승 신고를 다음으로 미뤄놓았다.

박감독은 “두경기 모두 이길 수 있는 것을 놓쳐 아쉽다”고 말한다. 다행히 KCC와 연장전을 벌였고, TG와도 접전 끝의 분패여서 미래는 밝은 편이다.

삼성을 떠나 친정 SBS에 복귀한 김동광 감독도 체면이 구겨졌다. 특히 안양 홈 개막전에서 삼성과 연장 끝에 91-96으로 패한 아쉬움이 크다. SBS 역시 2승도 가능했는데 2패로 변했다.

신임감독 가운데 삼성 안준호 감독만이 유일하게 2연승,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SK감독이던 98~99시즌 초반 1승5패만 기록한 채 경질당한 아픈 기억을 날리고 행복한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권부원기자 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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