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올스타 중계집착 ‘외화내빈’

2006.03.01 18:05

화려한 듯했지만 속은 텅 비었다. 그래서 더욱 공허했다.

지난달 28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05~2006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남긴 뒷맛이다. 오랜만에 지상파TV가 중계를 하게 된 데 ‘감격’해 한국농구연맹(KBL)이 당초 3월1일로 잡혀 있던 일정을 평일 낮시간으로 변경했을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지만 올해 올스타전도 관계자들만의 ‘형식적인 행사’에 불과했다.

KBL 올스타전의 문제는 작년부터 한·중 올스타전과 병행하면서 시작됐다. 정규리그 6라운드의 벅찬 일정 가운데 중국 원정까지 모두 3차례의 올스타전을 치러야 하고, 개최시기도 늦춰져 플레이오프 진출팀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즌 막바지에 맞는 올스타전은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

사정이 이러니 ‘팬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다. 선수들은 지친 표정이고, 부상위험 때문에 몸을 사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개인기와 쇼맨십에 치중하는 올스타전이야 그렇다쳐도 기대를 모았던 덩크 콘테스트와 3점슛 경연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감독들이 ‘다치면 큰일’이라며 외국인 선수의 덩크 콘테스트 출전을 탐탁지 않게 여겨 올해 덩크경연은 여간 밋밋하지 않았다. 3점슛 경연에선 출전선수가 ‘에어볼’을 던지는 낯뜨거운 장면까지 나오기도 했다.

당연히 관중은 줄었다. 2002~2003시즌, 2003~2004시즌 모두 1만8천여명에 이르던 올스타전 관중이 작년 8,049명, 올해 8,659명으로 확 줄었다. 평일 낮에 열리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전국에 생중계해 더 많은 팬이 올스타전을 즐길 수 있다는 KBL의 항변은 중계가 중간에 끊겨 군색한 변명이 되고 말았다.

문제점이 많은 이같은 올스타전을 내년에도 해야 하는지. 무엇이 진정 팬을 위하는 것인지 KBL은 고민하고 반성해야 한다.

〈김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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