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만세” “배구 만세” 3·1절 올스타 쇼·쇼·쇼

2007.03.01 18:32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로 펼친 3·1절 올스타전 맞대결은 무승부로 평가해야할 것 같다. 배구·농구팬들은 체육관을 꽉 채웠고, 선수들은 극진한 서비스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했다. 이날 농구가 열린 울산 동천체육관엔 6000여명, 배구가 열린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엔 7400여명이 찾아 올스타전 재미를 만끽했다.

-서장훈·김승현 ‘전봇대에 매미’ 폭소-

“농구 만세” “배구 만세” 3·1절 올스타 쇼·쇼·쇼

키 2m7의 서장훈(삼성)을 전담 마크한 이는 1m78의 김승현(오리온스)이었다.

마치 전봇대에 매미가 매달린 모양새였지만 김승현은 샐쭉샐쭉 웃으며 서장훈에게 악착같이 달라붙었다. 페인트존에서 박스아웃에 열심인 것은 물론이고 공이 림 위에서 튀기라도 할라치면 감히 서장훈과 리바운드를 다투겠다고 폴짝폴짝 뛰었다. 서장훈이 귀찮다는 듯 도망다녀도 김승현은 졸졸 서장훈만 따라다녔다. 그럴 때마다 팬들은 폭소와 함께 박수를 터뜨렸다. 그리고 이게 바로 올스타전의 제맛이다.

2006~2007시즌 현대모비스배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렸다. 마침 삼일절. ‘대한농구만세’의 열기를 지방으로 잇는다는 뜻에서 프로 출범 이후 처음 지방에서 개최한 경기였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6000여 울산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팬들의 사랑 덕분이었을까. 선수들은 관중을 위해 갖가지 묘기를 선보였다. 농구가 아니라 차라리 ‘서커스’였다. 이날 MVP를 받은 조상현(29점·LG)은 “사실 배구 올스타전이 같은 날 열린다고 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고 했다. “경기 전 선수들끼리 모여서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자고 뜻을 모았다”며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해서 팬들을 다시 농구코트로 끌어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신기성(KTF)은 상대 수비수 키를 넘기는 바운드 패스를 보여줬다. 림 위로 공이 오가며 터진 앨리웁 덩크는 마치 배구의 속공 공격을 보는 것처럼 빠르고 정확했다. KCC의 오른손잡이 슈터 추승균은 왼손으로 슛을 던져 득점을 올렸다.

김승현이 서장훈을 졸졸 따라다니자 매직팀은 방성윤(SK)과 양희승(KT&G)이 샌드위치 더블팀 수비로 그를 붙잡아 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모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는 홈팬들 앞에서 23점·14리바운드·12어시스트를 기록, 올스타전 사상 첫 트리플 더블러가 됐다. 모비스가 소속된 드림팀(동부, 오리온스, LG, KTF)이 128-120로 매직팀(삼성, SK, 전자랜드, KT&G, KCC)을 이겼다.

하프타임 때 열린 3점슛 경연에서는 단테 존스(KT&G)가 17점으로 서장훈(16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울산|이용균기자〉

-마빡이 세리머니등 팬들에 웃음선사-

경기 시작 30분 전에 5400여명. 관중석 상단에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농구 만세” “배구 만세” 3·1절 올스타 쇼·쇼·쇼

그러나 오후 2시에 메인 경기가 시작되자 체육관이 입추의 여지없이 열기로 가득했다. 배구팬이 1일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힐스테이트 2006~2007 V리그’ 올스타전을 찾아 호쾌한 스파이크쇼를 즐겼다.

얼짱 이선규·샛별 김학민 등 젊은 스타와 꽃미남 용병 숀 루니, ‘저승사자’ 보비가 포진한 K스타팀. 국내 간판 레프트 신진식·이경수에 용병 레안드로·윈터스가 가세한 V스타팀. 선수들만큼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라이벌’ 김호철 감독과 신치용 감독. 모두가 팬들과 어우러지며 즐겁고 신나는 배구쇼를 펼쳤다.

대포알 같은 강스파이크 서브. 몸을 날리는 환상 수비로 엮어내는 랠리 접전. 전후좌우에서 코트를 시원하게 가르는 파워 만발 스파이크에 팬들은 스트레스를 모두 날렸다. 또 상대 강타를 기분좋게 가로막은 선수들은 ‘마빡이’ 흉내 등 기발하고 재미있는 뒤풀이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남녀부 ‘수비 전문’ 리베로들이 백어택 강타를 터뜨리는 모습도 즐거웠다.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올스타전 경기였지만 참가 선수들은 사뭇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포지션을 뒤바꾸는 등의 깜짝 이벤트보다는 언제 어디서라도 최고의 경기력을 펼쳐보이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었다. 1세트 25-22, 2세트 25-17로 V스타팀의 승리. 1세트에서만 9점을 따낸 이경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끊임없이 “찬스 볼~”을 외치는 ‘슈퍼 땅콩’ 리베로 여오현이 그림 같은 호수비를 연발해 관중을 열광시켰다.

남자부 올스타전의 하이라이트는 3세트였다. 1·2세트에 각 팀 1명씩만 코트에 세웠던 용병을 3세트에는 2명씩 동시에 출전시켰다. 3세트도 25-21로 V스타의 승리. V스타팀의 승리를 이끈 이경수(LIG·11점)는 투표인단 41명 중 17표를 얻어 2년 연속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여자부 올스타전에서도 끈질긴 랠리 공방이 이어져 관중들의 환성을 자아냈다. 선수들의 깜찍한 댄스 세리머니도 볼거리였다. ‘꽃사슴’ 황연주(흥국생명)가 MVP로 뽑혔다.

〈차준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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