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진출 조재진 “한류에 아줌마팬 엄청 늘어”

2004.12.01 18:04

“한류열풍 덕을 톡톡히 봤죠.”

배용준 등 인기연예인을 중심으로 일본열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열풍. 지난 6월 일본프로축구(J리그)에 진출한 조재진(23·시미즈S펄스)도 한류열풍의 한복판에 있었다. 조재진의 올시즌 성적은 12경기에서 7골. 본인의 표현대로 만족스런 시즌이었다. 조재진은 1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6개월간의 일본생활과 내년도 포부를 밝혔다.

日 진출 조재진  “한류에 아줌마팬 엄청 늘어”

“동료들은 내가 온 뒤로 팬들이 많이 늘었다고 해요. 특히 아줌마 팬들이 많은데 훈련 후 사인하는 데 1시간이 걸린 적도 있어요.”

훈련 때마다 200~300명의 팬들이 모이는데 자신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하는 팬들이 가장 많다는 게 조재진의 말이다.

팬뿐 아니라 동료들도 한류열풍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요즘 동료들이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등 한국 드라마를 보고 다음날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조재진의 귀국에 맞춰 일부 동료들은 배용준·권상우 등의 사인을 받아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주로 한류열풍에 몸이 단 아내들의 요청이 대부분이라고.

조재진이 말한 또다른 성공비결은 깍듯한 인사였다. 조재진은 “일본선수들은 감독이나 선배가 라커에 들어와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먼저 일본어로 인사를 하니까 동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병으로서 먼저 머리숙여 다가간 게 일본 텃세를 허물 수 있는 조용하고도 막강한 무기였던 셈이다.

동료들과 친해지기까지 절체절명의 위기도 있었다. 지난 10월2일 주빌로전에서 조재진은 팀동료 가즈(29)와 승강이를 벌였다. 결정적인 찬스를 맞은 조재진에게 패스를 해주지 않은 게 조재진을 화나게 했다.

조재진은 “승강이를 한 뒤 내가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어 팀이 이겼다. 경기 후 가즈가 나에게 ‘미안하고도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예의도 바르고 실력도 뛰어나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법. 조재진은 “주빌로전 이후 동료들과의 관계가 더욱 좋아져 이제는 나에게 좋은 패스를 많이 해준다”며 웃었다.

대표팀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또박또박 밝혔다. 대표팀 세대교체에 대해서는 “젊은 선수들이 출전기회를 잡았을 때 좋은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진은 이어 “예전에 대표팀에 있을 때는 선배들의 눈치를 많이 봤다. 이제는 편안하게 운동하면서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 조재진의 개인적인 소망은 결혼이었다. 일본에서 혼자 생활하다보니 결혼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조재진은 “나를 잘 내조해줄 수 있는 여자라면 내년에라도 결혼하고 싶다”며 밝혔다.

조재진은 “내가 골을 넣으면서 아테네올림픽 8강까지 간 게 올해 가장 기쁜 일이었다”면서 “대표팀 주전확보와 J리그 득점왕 등극이 내년도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세훈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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