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113골 날았다

2005.09.01 09:02

23년 한국프로축구의 역사가 바뀌었다. ‘늘푸른 킬러’ 김도훈이 K리그 통산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그것도 화끈한 해트트릭으로.

김도훈(35·성남)은 31일 성남 제2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05 프로축구 후반기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후반 11분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우는 헤딩골을 터뜨렸다.

은퇴한 김현석(전 울산)의 기존 기록(110골·371경기)을 넘어서는 111호째 골. 김도훈은 후반 30분 페널티킥, 후반 33분에는 또다시 헤딩슛으로 해트트릭까지 기록했다. 통산 113호째 골이었다.

0-1로 성남이 뒤진 후반 11분. 두두의 왼쪽 크로스가 문전으로 날아오는 사이 김도훈은 골문으로 쏜살같이 대시했다. 문전 오른쪽에 모따의 머리에 맞은 볼은 김도훈에게 날아왔고, 김도훈은 이를 정확하고 통렬한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인천 GK 김이섭이 손도 못댄 깨끗한 골이었다.

“김도훈 선수가 K리그 통산 최다골을 터뜨렸습니다.” 장내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김도훈은 양팔을 옆으로 쭉 벌리면서 벤치로 뛰어가더니 김학범 감독, 동료들과 K리그 최고 킬러로 등극한 기쁨을 나눴다. 김도훈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30분 두두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 넣었고, 불과 3분 뒤 모따의 크로스를 넘어지며 몸을 비트는 절묘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후반 43분 모따의 쐐기포를 어시스트한 것은 대기록 수립을 도와준 동료들에 대한 ‘보은’이었다. 113골은 K리그 9시즌 동안 251경기를 뛰면서 세운 기록이다. 게다가 김도훈의 나이는 서른 다섯. 웬만한 선수라면 은퇴했을 법한 ‘고령’에 공격수가 아닌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은 수비수로 보직을 바꾸면서 연명해야 하지만 김도훈은 1995년 전북에 입단하면서 J리그를 거쳐 K리그로 복귀한 11시즌 동안 줄곧 ‘늘푸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철저한 몸관리, 기복없는 플레이, 끊임없는 노력이 빚어낸 값진 결실이었다.

정규리그 8골로 박주영(9골)에 이은 득점 2위로 점프한 김도훈은 “한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워 너무 영광스럽다”면서 “올해 120골까지 넣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훈의 원맨쇼 덕분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성남은 인천을 4-2로 제압, 후기리그 2전 전승으로 후반기 우승을 향한 순탄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6골·1어시스트)를 이어오던 FC서울의 박주영은 이날 침묵했다. 전반 6분 날린 결정적인 헤딩슛이 막힌 것이 아쉬웠다. 박주영은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골문 바로 앞에서 정확하게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방향을 잡고 움직이던 포항 골키퍼 김병지의 무릎에 공이 맞고 나오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는 전반 38분과 후반 19분 웰링턴이 연속골을 터뜨린 포항의 2-1 승리로 끝났다.

한편 수원 차범근 감독은 광양 원정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허정무 전남 감독과의 올시즌 ‘스타 감독 대결’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이밖에 대전은 부산을 2-1로, 대구와 부천은 광주와 울산을 각각 1-0으로 눌렀다.

〈김석·성남|김세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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