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냐, 헤드코치냐…이름 따라 다른 ‘감독의 권한’

2018.07.30 20:58
류형열 선임기자

퍼거슨, 과거 대표적 매니저 감독…코치 임명·선수 이적 등 두루 관여

헤드코치는 훈련·경기에만 집중…성적 안 좋을 땐 구단의 희생양

[해외축구 돋보기]매니저냐, 헤드코치냐…이름 따라 다른 ‘감독의 권한’

프리미어리그에선 감독이라고 해도 다 같은 감독이 아니다. ‘매니저’ 감독과 ‘헤드코치’ 감독으로 구분된다. 올 시즌부터 첼시와 아스널을 이끄는 마우리시오 사리 첼시 감독과 우나이 에메리 아스널 감독(사진)은 ‘헤드코치’ 감독들이고, 조제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나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대표적인 ‘매니저’ 감독들이다.

매니저 감독이 전지전능한 힘을 가졌던 알렉스 퍼거슨 시대의 전통적인 감독이라면, 헤드코치 감독은 업무와 기능, 권한이 세분화되면서 나타난 보다 현대적인 의미의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 게 아르센 벵거 감독 전후의 아스널이다.

22년간 벵거 매니저 감독 시대를 살았던 아스널은 에메리 감독을 선임하면서 헤드코치로 계약했다. 선수 이적과 관련한 업무는 바르셀로나에서 영입한 라울 산레히 디렉터가 담당한다. 스태프 임명은 물론이고 선수 이적이나 계약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벵거와 달리 에메리의 권한은 1군 관리와 훈련, 경기로 축소됐다. 막강했던 벵거 체제에 대한 ‘반성’이 헤드코치 체제로 나타난 셈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정반대 케이스다. 처음엔 ‘헤드코치’로 계약했다가 2016년 재계약을 하면서 ‘매니저’로 변경했다. 토트넘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헤드코치 감독은 팀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반면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매니저 감독에 비해 희생양이 되기 쉽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감독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3개월 정도다. 감독이 자주 바뀌면 팀의 정체성이나 안정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구단들은 이런 문제점에 대처하기 위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선수 스카우트나 이적 전략 등을 담당하는 디렉터라는 직책을 고안해냈다. 감독의 영역과 일정 부분 충돌할 수밖에 없지만 칼을 쥐고 있는 건 구단이다.

아직까진 매니저 감독이 대세다. 프리미어리그 20개팀 중 매니저 감독이 14명인 데 비해 헤드코치 감독은 6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니저 감독을 둔 구단들 중에서도 디렉터가 이적 업무를 관장하는 이원화가 이뤄지고 있다. 구단들에 헤드코치의 유혹은 너무 커서 거부하기 힘들어 보인다. 퍼거슨 정도 되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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