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K리그 ‘명예를 위하여’

2023.02.01 22:27 입력 2023.02.01 22:28 수정

40주년 맞아 명예의전당 신설

2년 주기로 선수 4명 등 뽑아

헌액 기준 될 기록 정리 숙제

마흔 살 K리그 ‘명예를 위하여’

마흔 살에 접어든 2023 프로축구 K리그가 의미 있는 결단을 내렸다. 지금껏 K리그를 누빈 전설들을 기리는 ‘명예의전당’을 신설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프로축구연맹의 발표에 따르면 K리그의 40년을 빛낸 인물 중 일부를 가려 올해부터 2년 주기로 선수 4명과 감독과 공헌자(행정·산업·미디어 기여자)를 1명씩 뽑기로 했다. 첫해 선수 부문은 각 10년을 대표하는 선수 4명을 3월까지 선정하게 된다.

명예의전당은 미국 프로농구(NBA)와 메이저리그(MLB) 등이 유명하다. 축구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021년부터 도입했다.

사실 K리그도 과거의 전설을 대우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K리그 30주년을 맞이한 2013년 ‘K리그 레전드 베스트 11’을 선정한 적이 있다.

10년 전에는 일회성 행사로 그쳤지만, 명예의전당은 긴 안목으로 K리그의 역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다르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명예의전당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인물들을 대상으로 헌액자를 선정해 계속 늘려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축구계에선 K리그 명예의전당이 뿌리내리려면 몇 가지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먼저 타 종목처럼 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 헌액자들의 소장품과 사진, 기념품 등을 전시해야 의미가 있다. 브라질 축구 명예의전당이 헌액자들의 풋 프린트를 찍어 소장한 것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헌액자 선정위원회가 상설기구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이 위원장을 맡은 초대 선정위원회가 지속적인 신뢰를 받아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헌액자의 기준이 될 기록도 다시 한번 정비할 필요가 있다.

명예의전당 선수 부문 후보는 K리그 최상위리그(1부)를 기준으로 △300경기 이상 출전 △100골 이상 득점 △100경기 이상 클린시트 달성 △시즌 득점왕 혹은 도움왕 △시즌 베스트일레븐 수상 △시즌 최우수선수(MVP)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해야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K리그 자체가 1부와 2부가 뒤섞인 통산 기록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

당장 지난해에도 현역 최고령 골키퍼 김영광(성남)이 K리그 통산 출전 2위(588경기)에 이름을 올렸는데, 183경기가 1부가 아닌 2부 기록이었다.

김영광은 올해 소속팀이 2부로 강등됐기에 출전할 때마다 이 기록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골이나 도움을 살펴봐도 비슷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연맹도 기록 표기 세분화에 고민은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정리의 필요성을 인정해 올해 논의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연맹 관계자는 “최상위리그 기록만 표시하는 방법을 별도로 마련하면서 통산 기록도 잘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