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프간은 12년째 전쟁’ 올림픽 꿈 이룬 복서 파이살

2012.08.01 20:38 입력 2012.08.01 21:59 수정

탈레반 방해로 훈련 못해… 복싱연맹서 영국에 캠프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링에 오르겠다는 의지만은 꺾이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복싱 대표 아지말 파이살(22·사진)이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파이살은 지난달 31일 열린 남자복싱 플라이급 1회전에서 프랑스의 강호 노르딘 우발리에게 9-22로 패했다. 우발리는 2007년 라이트 플라이급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다.

역부족이었다. 파이살의 주먹은 번번이 빗나갔고 상대 우발리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체력을 깎아먹었다.

‘조국 아프간은 12년째 전쟁’ 올림픽 꿈 이룬 복서 파이살

관중은 파이살의 편이었다. 마치 아프가니스탄에서 경기를 하는 듯 관중은 파이살을 연호하며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파이살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3라운드에서 맹렬히 연타를 퍼부었다. 상대였던 우발리는 “마치 잃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처럼 싸웠다”며 그의 투지를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파이살은 잃을 게 없었다. 그가 사는 카불 근처는 훈련시설이 턱없이 부족했고, 이마저도 탈레반의 방해로 훈련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훈련 비용도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그래서 파이살은 한때 복싱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 포기하려던 순간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이 파이살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마복싱연맹은 웨일스의 수도 카디프에 훈련캠프를 차려줬다. 파이살은 올림픽이 열리기 2개월 전까지 대회 준비에 전념할 수 있었다. 파이살은 “카디프에서 훈련한 덕분에 매우 강한 선수를 상대로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호를 상대로 원없이 싸웠지만 12년째 전쟁상태인 아프간을 떠나 런던 땅을 밟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을 법하다. 파이살은 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만도 내겐 승리”라며 웃었다. 그는 4년 뒤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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