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체면 살려준 ‘강철 체력’ 김소희… 46㎏급, 대만 누르고 ‘금’

2014.10.01 21:57 입력 2014.10.01 22:47 수정

“감량 위해 치맥도 끊어… 이젠 맘껏 흡입할게요”

작은 발이 매섭게 허공을 가르더니 그대로 얼굴에 꽂힌다. 답답했던 한국 태권도를 살려낸 금빛 발차기, 소녀의 얼굴에선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김소희(20·한체대·사진)가 1일 인천 강화군 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46㎏급 결승에서 린완딩(대만)을 10-4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이뤄낸 금빛 영광. 대회 첫날 ‘노 골드’의 수모를 겪은 한국을 구해냈다. 김소희는 2011년 경주,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세계선수권 2연패를 이룬 이 체급 최강자이자 세계태권도연맹(WTF) 랭킹 1위다.

태권도 체면 살려준 ‘강철 체력’ 김소희… 46㎏급, 대만 누르고 ‘금’

제천동중 1학년 때 기계체조 선수 출신인 아버지 김병호씨의 권유로 태권도복을 입은 김소희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한다. 별명도 ‘산소통’이다. 5년 전 처음 출전한 코오롱 구간 마라톤에서는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서울체고 시절에는 육상부·축구부 코치를 피해 도망다니는 게 일상이었다. 김소희는 “조금만 쉬려고 하면 ‘소희 좀 빌려달라’는 선생님들이 미웠다”고 하소연했다.

김소희의 강철 체력은 태권도에서 더욱 빛난다. 쉼없이 공격에 공격을 거듭하는 게 트레이드 마크다. 상대가 막다가 지칠 때면 어김없이 얼굴로 떨어지는 발차기가 나온다. 이날도 김소희는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린완딩의 얼굴에 떨어지는 4점짜리 발차기 한 방으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김소희에게 이번 금메달은 슬럼프 극복의 전기가 됐다는 의미도 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쟨 뭘 해도 금메달”이라는 시선 때문에 슬럼프를 겪었다. 이번 대회가 국내에서 열려 더욱 부담이 컸지만 심리치료사 김용승씨를 만나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소희는 “부모님도 응원오지 말라고 할 정도로 힘들었는데 이젠 두 분에게 금메달을 걸어드릴 수 있다”고 웃었다. 김소희는 금메달을 위해 끊었던 ‘치맥(치킨·맥주) 파티’로 지친 마음을 다스리기로 했다. 김소희는 “살 빼려고 치맥을 끊은 게 가장 큰 고통”이라면서 “당분간은 마음껏 흡입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태권도 여자 57㎏급에서는 이아름(22·한체대)이 일본의 하마다 마유를 6-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철호(23·삼성에스원)도 태권도 최중량급인 남자 87㎏ 초과급에서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드미트리 쇼킨(우즈베키스탄)을 7-6으로 꺾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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