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라이벌전

(4)떠오르는 황태자냐, 무관의 제왕이냐

2018.02.01 21:59 입력 2018.02.01 22:03 수정

남자 스켈레톤 한국 윤성빈 vs 라트비아 마틴 두쿠르스

[평창 라이벌전](4)떠오르는 황태자냐, 무관의 제왕이냐

‘역사가 이어지느냐, 새로운 전설의 등장이냐.’

윤성빈(24·강원도청)과 마틴 두쿠르스(34·라트비아). 10년의 나이 차를 둔 두 사람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스피드 전쟁을 펼친다.

윤성빈은 그동안 불모지 취급을 받았던 한국 썰매가 낳은 불세출의 스타다. 빙상을 제외한 종목에서 금메달을 기대할 만한 선수는 윤성빈이 유일하다.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2014~2015시즌부터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선수로 우뚝 섰다.

윤성빈의 경쟁자는 스켈레톤의 ‘황제’ 마틴 두쿠르스다. 2009~2010시즌 처음으로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한 뒤 2016~2017시즌까지 무려 8시즌 연속 1위를 지켜냈다. 그 기간 세계선수권에서 5번, 유럽선수권에서 9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은 그를 ‘스켈레톤계의 우사인 볼트’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독보적인 존재라는 의미다.

윤성빈(가운데)이 지난해 11월 미국 유타주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따낸 라이벌 마틴 두쿠르스(오른쪽), 악셀 융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크시티 | AP연합뉴스

윤성빈(가운데)이 지난해 11월 미국 유타주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따낸 라이벌 마틴 두쿠르스(오른쪽), 악셀 융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크시티 |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황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바로 윤성빈 때문이다. 윤성빈은 올 시즌 출전한 7번의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내 두쿠르스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마지막 8차 대회를 참가하지 않았는데도 랭킹 1위를 지켜내 9시즌 연속 1위에 도전하던 두쿠르스를 저지했다. 적어도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윤성빈이 챔피언, 두쿠르스가 도전자다.

두쿠르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자지만 올림픽 금메달이 없어 늘 아쉬웠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러시아)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당초 트레티아코프가 러시아 약물 스캔들에 휘말리며 금메달이 박탈돼 이를 승계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1일 발표된 스포츠중재재판소(CAS) 결정을 통해 트레티아코프가 금메달을 유지하게 됐다. 평창 올림픽은 두쿠르스에게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무대다.

윤성빈은 이번 올림픽에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윤성빈은 지난달 3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나보고 배짱이 있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올림픽을 앞두고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올림픽 기분이 전혀 안 들고 월드컵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느낌은 없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표팀 총감독을 맡고 있는 이용 감독은 윤성빈이 이미 두쿠르스를 넘어섰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감독은 “윤성빈은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 선수”라며 “물론 두쿠르스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윤성빈이 여기까지 오는 데 가장 큰 일조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윤성빈이 더 우월하다”고 말했다.

월드컵과 달리 올림픽은 총 4번의 주행을 한다. 윤성빈과 두쿠르스의 메달 색깔 결정전은 설날인 오는 16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다. 일가친척들이 다 모여 목청껏 응원하기 딱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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