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때 몸놀림 평생간다

2006.04.05 18:16

운동을 잘 못하는 사람을 ‘몸치’라고 한다. 문자로만 보면 단순히 신체운동을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몸치 중에 대인관계가 원만치 않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심하면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요즘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철봉·뜀틀을 무서워하는 어린이가 많다. 철봉에 매달리기는커녕 자기 몸을 굴리는 동작조차 못하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선천적으로 운동신경이 둔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유아기때 운동경험이 부족한 탓이다.

반대로 말하면 어릴 때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면 운동을 잘 하는 것은 물론 선수까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평발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된 박지성(축구)과 이봉주(마라톤)가 대표적인 예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영화배우)이 CF와 영화에서 출중한 춤솜씨를 보인 것도 ‘몸치 탈출’을 위한 각고의 노력 덕분이다. 몸치 탈출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어릴 때 다양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스스로 운동을 할 수 없는 유아는 부모가 규칙적으로 적절한 신체동작을 시켜줘야 한다.

특히 유아들은 특정 운동에 얽매이지 말고 다양하고 손쉬운 신체활동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어야 한다. 걷기·달리기·점프·방향 틀기·구르기·매달리기·균형잡기·눕거나 엎드렸다 일어나기·등산·물놀이 등 단순한 운동으로 부지런히 몸을 놀리게 하는 게 좋다. 공을 잡고, 던지고, 차고, 드리블하는 동작도 좋다. 운동 횟수·시간·장소 등에는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방·골목·운동장·놀이터 등 맘껏 뛰놀 수 있도록 풀어주면 된다.

단체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주말 체육교실, 유아체육단 등 전문기관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래들과 함께 체육활동을 하면 운동 자체에 재미를 붙일 수 있고 사회성까지 키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하나,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동작을 못한다고 아이를 나무라며 억지로 시키면 아이는 그 운동은 물론 다른 체육활동까지 싫어하게 된다. 요즘처럼 밖에서 뛰어놀 시간도 없이 아이들을 온갖 학원에 붙잡아 두는 것은 몸치화를 부채질하는 행위다.

천하의 음치도 노래교실이나 노래방을 몇번 다니면 웬만한 사람 뺨치는 가수가 될 수 있다. 몸치도 빨리 노력하면 100% 치유가 가능하다.

자녀들이 씩씩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지금 당장 아이들 손을 잡고 놀이터나 운동장으로 나가라. 자녀들이 몸치가 되느냐, 안되느냐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달려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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