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표 한장 들고 떠나는 전국 유람… 마음 닿는 곳 재미 찾으며 누빌까, 발길 닿는 곳 추억 담으며 거닐까

2014.10.01 21:30 입력 2014.10.01 21:46 수정

전국을 기차로 한바퀴 달려볼까. 당일도 좋고, 2박3일이면 더 신난다. 서울에서 부산을 거쳐 여수 앞바다로, 강원 태백에서 천년고도 경주에 머물렀다가 거제도로, 가을을 부르는 단풍을 따라 기차표 한장 달랑 들고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나보자. 기차요금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유럽과 일본으로 알뜰 배낭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꼭 챙기게 되는 유레일과 JR패스(PASS). 한국에도 있다. 기차표 1장이면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을 실컷 둘러볼 수 있다.

전국을 기차표 1장으로 여행할 수 있는 KR패스는 크게 두 가지다. ‘자유여행’과 ‘관광전용’이 그것. 자유여행 패스는 전국 어디든 발길 닿는 대로 무궁화·새마을·ITX 새마을·누리로(KTX 제외)를 마음껏 탈 수 있다. 관광전용 패스(자유여행 패스+관광 열차)는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며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만나거나 남해안을 따라 바닷길을 무제한 둘러보기에 좋다. 입석과 자유석을 이용해야 하지만 평일에는 여유 좌석이 많아 마음에 드는 자리를 쉽게 골라 앉을 수 있다. 이제, 시간만 있으면 된다.

차표 한장 들고 떠나는 전국 유람… 마음 닿는 곳 재미 찾으며 누빌까, 발길 닿는 곳 추억 담으며 거닐까

■ 3일간 일정 직접 짜보는 ‘자유여행 패스’

자유여행 패스는 3일권인 만큼 2박3일 기차여행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만 26세까지 젊은이들에게 ‘내일로’가 있다면 만 27세 이상 성인에게는 ‘하나로(1인)’와 ‘다소니(2인)’가 있다.

3일 동안 KTX를 제외한 모든 열차를 실컷 타면서 혼자 여행하는 ‘하나로’는 5만6000원, 2명이 이용하는 ‘다소니’는 8만9000원이다. 여행을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 어느 기차역에서든 구입할 수 있다.

자유여행 패스를 샀다면 가고 싶은 지역을 정한 뒤 전국 시·도 홈페이지를 찾아 일정을 짜보자. 인터넷으로 기차시간을 일일이 체크해 가며 내 맘대로 여행 일정을 짜는 재미가 쏠쏠하다. 올가을에도 전국에서 풍성한 지역축제가 펼쳐지는데, ‘횡성 한우축제’는 10월5일까지 열린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자유여행 패스로 무궁화호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리면 강원 원주역에 도착한다. 횡성 한우마을에 가려면 원주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1200원을 주고 2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섬강 위에 펼쳐진 수상카페와 수상레스토랑을 비롯해 수상 목교, 섶다리, 징검다리 건너기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횡성 축협생축장과 젖소사육 범산목장에서는 횡성 한우 생산현장 체험행사도 열린다. 이기수 농협 축협경제 대표이사는 “한우축제를 찾으면 1등급 등심을 시중가보다 30% 이상 싼 100g당 6500∼7000원에 맛볼 수 있다”며 “자녀들과 함께 가족 캠핑장에 머물며 소 여물주기, 소 밭갈이 등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에 그만”이라고 말했다.

전남 순천에서는 10월17일부터 19일까지 ‘순천만 갈대축제’가 열린다. 대한민국 생태수도로 불리는 순천만은 갯벌(21.6㎢)과 갈대밭(5.4㎢)이 크고 작은 산과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사시사철 200여종의 철새도 만날 수 있다. 순천만 정원에 핀 국화와 메밀꽃 향기를 맡으며 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도 있다.

지리산 ‘피아골 단풍제’도 가볼 만하다. 10월29일부터 3일간 전남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기촌솔밭에서 펼쳐진다. 지리산 등반, 단풍사생대회, 민속극 공연, 단풍 열린음악회 등이 열린다. 구례군 귀농귀촌지원센터 강율 사무장(47)은 “섬진강 나룻배 타기, 구례 전통쑥떡 만들기, 지리산 도토리묵 만들기, 섬진강 래프팅 등 체험 행사도 많다”며 “단풍 구경을 왔다가 귀농을 문의하는 분들을 위해 꼼꼼히 무료 귀농상담도 해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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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명소 둘러보는 ‘관광전용 패스’

혼자 여행 일정을 짜기가 고민된다면 관광전용 패스를 끊자.

1·2·3일권이 있는데 O·V-train 패스는 1일권이 5만4700원, 2일권은 6만6100원, 3일권은 7만7500원이다. 만 55세 이상은 30% 할인된다.

서울역에서 매일 오전 7시45분에 출발하는 관광열차 O·V-train을 타고 당일 밤 10시20분 서울역으로 되돌아와도 되지만 강원 영월이나 원주 등에 내려 쉬엄쉬엄 가을 단풍을 둘러봐도 좋다. 중앙·충북·영동·태백·경북·정선선을 돌며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를 무제한으로 탈 수도 있다.

어느 지역에 머물든 여행을 하다가 다시 O-train을 만나려면 제천역이나 영주역에서 갈아타면 된다. 제천역 여행상담센터 황보유라씨는 “패스만 있으면 제천역 부근 숙소(4인1실)에서 무료로 하룻밤을 묵을 수도 있다”며 “은퇴 이후 옛 친구끼리 곳곳을 둘러보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중장년 여행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전용 패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철암~분천 5개역 구간.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으로 갈아탈 수 있는데 옛날 기차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원래는 30분 운행 구간이지만 V-train은 시속 30㎞로 천천히 1시간 동안 달리는 데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돌고 창문도 열 수 있다. 사파리 복장을 한 승무원들의 관광 안내를 듣는 즐거움도 있다. 코레일 승무원 김혜진씨는 “가을에는 단풍 절경을, 겨울에는 환상선 눈꽃열차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며 “오래된 간이역에서 잠시 머문 뒤 강릉과 경주로 떠나는 여행객도 제법 된다”고 말했다.

S-train 패스는 서울역에서 여수 엑스포역까지, 부산에서 전남 보성까지 무제한으로 남도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은 1일권 6만6000원, 2일권 8만3100원, 3일권은 10만200원이다. 순천만 갈대축제는 물론 진주 남강 유등축제(10월12일까지), 부산 불꽃축제(10월24~25일), 벌교 꼬막축제(10월31일~11월2일)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차표 한장 들고 떠나는 전국 유람… 마음 닿는 곳 재미 찾으며 누빌까, 발길 닿는 곳 추억 담으며 거닐까

평화열차 DMZ 패스는 아픈 역사현장으로 떠나는 유일한 열차인 때문인지 연일 만석이다. 최근 선보인 경원선 DMZ 열차는 매일 오전 9시27분 서울역을 출발해 동두천~한탄강~백마고지역 구간을 1회 운행한다. 6·25전쟁 이후 60년 만에 복원된 백마고지 종착역에 다다르면 더는 갈 수 없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푯말에 숙연해진다. DMZ 경계선 너머 북한 땅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철원군청 문화해설사 김미숙씨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도 많지만 60대 이상 어르신들도 자주 찾는다”며 “고석정, 송대소 등 금강산으로 가는 절경에 취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경원선 DMZ 패스는 성인 기준 2만3000원.

경의선 DMZ 열차는 매일 오전 8시6분, 오후 1시30분 두 차례 서울역을 출발해 능곡~문산~임진강역을 거쳐 도라산역까지 운행한다. 도라산역을 이용할 경우 오전 열차를 타고 들어가면 반드시 낮 12시10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나와야 한다. 경의선 DMZ 패스는 성인 기준 1만6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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