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특집

대보름, 고민 비우고 소원 빌러 갑니다

2017.10.01 17:31 입력 2017.10.01 23:26 수정

내 바람도 이뤄질까… ‘관음 성지’ 4곳을 찾아서

팔월대보름 연휴 때 달맞이 가보자. 선조들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곤 했다. 아이들 잔병치레하지 말라고, 부모님 건강하시라고, 수험생 손주 조마조마해하지 말라고…. 불가에선 소원 빌기 좋은 도량들이 있다. 사람의 고민을 보고 듣는다 해서 ‘관음(觀音)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대표적인 곳이 양양 낙산사 홍련암,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사, 여수 향일암이다. 불자에게는 기도처이겠지만 불교를 믿지 않더라도 성찰의 시간을 갖기에 좋다. 추석 연휴 내내 24시간 개방한단다.

인천 강화 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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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보문사는 석모도 낙가산에 있다. 정상은 해발 327m. 그리 높지 않지만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이라고 쓰인 푯말을 따라가보면 구불구불 수백개의 계단으로 이어진다. 빨강, 초록, 노랑, 분홍 등 오색 빛깔 연등이 안내한다.

쉼 없이 10여분을 오르면 너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서 5분여를 더 올라야 눈썹바위 밑 마애석불좌상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의 눈썹처럼 생긴 바위가 연꽃 위에 앉은 불상을 지켜주는 듯하다. 스님의 목탁소리에 낮게 엎드리는 사람 곁에서 소원 하나씩 풀어놓자. 비운 만큼 바다를 채우고 소원을 담을 수 있다.

여행정보

최근 석모도에 연륙교가 놓여 배를 타지 않아도 보문사에 갈 수 있다. 보문사 바로 앞에 ‘석모도 미네랄 온천’(032-933-3810)이 있다. 해질 녘 노을을 바라보며 온천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깔끔하고 규모도 큰데 입장료는 9000원이다. 추석 연휴 내내 영업한다. 마니산에서는 단군을 주제로 한 ‘개천 대축제’(10월3일까지)가 열린다.

보문사 근처 꽃게탕 맛집 ‘춘하추동’(032-932-3584)은 추석 당일 오전에만 문을 닫고 오후 1시부터 정상 영업한다. 유럽풍 정원 같은 곳에서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뜰안에정원’(032-932-3071)은 추석 연휴 동안 쉬지 않는다.

‘어부가’(032-937-2002)는 꽃게탕집. 외포리 꽃게탕거리에서는 ‘충남 서산집’(032-933-1667)이 유명하다. 외포리 젓갈시장에서는 낙지젓, 창난젓, 밴댕이젓 등 16가지가 넘는 젓갈을 싸게 판다.



강원 양양 홍련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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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홍련암(紅蓮庵)은 바다를 끼고 300m 정도 내려가야 한다. 낙산사 일대를 모조리 삼켰던 2005년 화마도 홍련암만큼은 범하지 못했다.

홍련암의 유래는 <삼국유사>에 나온다. 신라 문무왕 때인 676년 의상대사가 관음굴에서 좌선한 지 7일째 되던 날 바다에서 붉은 연꽃이 피어나더니 그 안에서 관음보살이 나타났다. 의상대사는 관음보살이 시키는 대로 대나무가 솟은 자리에 불전을 지었는데 그게 붉은 연꽃 위에 핀 암자, 홍련암이다. 가로, 세로가 10~20㎝쯤 되는 손바닥만 한 바닥 유리창을 보면 동그란 바위가 보이는데 의상대사가 좌선하던 곳이다. 의상대로 올라가는 길에 ‘마음을 씻어주는’ 약수가 나오는데 <삼국유사>에 나오는 감로수다. 해수관음상 앞에 있는 종을 3번 타종하며 소원을 빌어보자.

여행정보

낙산사와 가까운 ‘디자인거리’에는 10여가지 조형물이 있는데 익살스럽고 재미있다. 온 가족이 나무걸레를 타고 하늘로 오르거나 때를 밀어주는 부부간의 애정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설악횟집’(033-672-3918)은 자연산 활어 전문점. 모둠회를 시키면 문어숙회 등 푸짐하게 한 상을 내준다. 산우럭미역지리도 일품이다. ‘라메블루’(033-671-3634)는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내려준다. ‘남영횟집’(033-671-6010)은 낚싯배로 직접 잡은 싱싱한 회를 매운탕과 함께 푸짐하게 내놓는다. 160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에 아이들 놀이방시설도 있다. 향토 음식을 먹고 싶다면 ‘째복’(민들조개)을 맛보자. ‘수산항물회’(033-671-0750)에 가면 살짝 데쳐 쫄깃쫄깃한 째복을 건져 먹다가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주는데 속이 후련해진다.



경남 남해 보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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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보리암은 원효가 중생의 고통을 씻어주는 대자대비 관음의 빛줄기를 맞아들여 득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태조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드려 대업을 달성한 곳으로 전해져 일년 내내 기도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묵직하고 단단한 기암괴석과 숲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짙푸른 바다와 맑은 바람이 주는 풍광만으로도 신령스럽다. 관음상이 있는 보광전까지 계단으로 이어지는데 계단수가 108개다. 백팔번뇌를 뜻한다. 소박하게 자리한 보광전에 있는 1000개의 눈과 1000개의 손을 가진 관음상이 평생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고 한다.

법당을 나와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해수관음상이 나온다. 나지막한 돌탑은 나쁜 기운을 눌러주고 약한 기운을 채워준다고 한다. 보광전에서 200m쯤 떨어진 곳에 이성계가 왕이 되길 비는 제사를 100일 동안 지냈다는 선은전이 있다.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계단을 20분 정도 내려가야 한다. 선은전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또한 장관이다.

여행정보

사람 발길이 뜸한 ‘바람이 멈추는 숲’인 물건방조어부림이 가볼 만하다. 태풍을 막기 위해 조성한 숲이다. 500년 수령의 팽나무는 두 손을 마주 잡고 촛불을 켜면 사랑을 지켜준다고 전해진다.

‘힐튼 남해’(055-860-0100)에는 찜질방 ‘더 스파’가 있다. 남해가 보이는 노천탕에서 호텔스파를 즐길 수 있고 황토찜질방과 불가마, 산소방도 있다. 1인당 1만3200원. 힐튼 남해는 10월에 병어구이 정식(055-860-0403)을 내놓는데 해물뚝배기가 일품이다. ‘우리식당’(055-867-0074)은 멸치쌈밥이 유명하고 제철 생선회를 먹기에는 ‘어화도횟집’(055-862-9304)이 있다.



전남 여수 향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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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도의 남쪽 끝자락에 있는 금오산(323m) 가파른 절벽 사이에 향일암(向日庵)이 있다. 신라 선덕여왕 644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을 가진 향일암은 구례 화엄사의 말사이다. 매표소에서 제법 가파른 언덕을 한참 오르면 석문(石門)이 나오는데 해탈문이라고 한다. 2개의 바위가 삼각형을 이루고 있어 한 명씩 머리를 숙여야만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비좁다. 이 문을 통과하면 바다가 장쾌하게 펼쳐진다. 향일암에는 바위 사이로 난 틈이 7개 있는데 이곳을 모두 통과하면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절집에는 원통보전(대웅전), 삼성각, 관음전, 용왕전 등을 비롯해 해수관음상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대웅전 왼쪽 바위동굴 사이로 올라가면 가장 높은 바위틈 사이에 관음전이 나오는데 원효대사가 수도하며 관세음보살을 친견했던 곳이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종각 지붕을 걸거나 관음전 옆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엉킨 연리목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다.

여행정보

아쿠아플라넷 여수(www.aquaplanet.co.kr/yeosu)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희귀종 생물들이 많다. 푸른바다거북과 빅벨리해마 등 280여종 3만4000마리의 다양한 해양 생물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유일의 ‘360도’ 수조인 아쿠아돔은 사진을 담기에 좋다. 10여m 수중터널이 수압을 견디며 미로처럼 얽혀 있는데 바닷속을 헤엄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야경은 거북선대교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많은데 남산에서 내려다봐야 여수의 그윽한 밤을 담을 수 있다. 여수해양공원 앞에 있는 ‘낭만 포장마차’는 평일에도 줄을 서야 할 만큼 북적거리지만 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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