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민통선부터 해남 미황사까지, 독자 함께 2년 ‘대장정’

2017.12.22 21:15 입력 2017.12.23 08:35 수정

[기획 - 명사 70인과의 동행 결산]강원도 민통선부터 해남 미황사까지, 독자 함께 2년 ‘대장정’

▲되돌아본 ‘70인과의 동행’ 답사지

역사학자 이이화씨부터 소설가 김진명씨까지, 강원도 민통선부터 해남 미황사까지, 경향신문 창간 70주년을 맞아 지난해 3월 시작한 ‘명사 70인과의 동행’ 프로그램이 지난 9일 대장정을 마쳤다.

혹한기와 혹서기를 제외한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버스가 출발했고, 독자들은 명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전국의 산과 강을 누볐다. 물론 말수가 적은 명사들도 있었고, 때론 거센 비바람이 순조로운 답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 역시 결국엔 흥미진진한 경험으로 남았다.

(1)이이화 선생과 정읍 동학혁명 전적지

(1)이이화 선생과 정읍 동학혁명 전적지

‘70인과의 동행’ 참가 신청을 받는 월요일 오전 9시면 아는 사람은 아는 예매전이 벌어졌다. 워너원 공연 티켓 구하기보다야 쉬웠겠지만, 웬만한 일정은 금세 예약이 다 차곤 했다. 원칙적으로는 대형 버스 1대에 탈 수 있는 35명 안팎이 정원이었으나, 클릭이 늦어 예약을 못한 독자들의 요구가 빗발칠 때면 동행하는 명사의 양해 아래 버스를 2대로 늘리곤 했다. 때로 “버스는 못 타도 좋다. 개별적으로 이동해 현지에서 합류할 수 있게만 해달라”는 읍소도 있었다. 하긴 5만원 안팎의 비용에 해당 분야 최고 명사의 안내로 답사를 떠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신청자가 또 신청하곤 했다. 매번 참가자의 절반가량은 ‘동행’ 유경험자였다. 여행은 동행자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

‘동행’이 거듭될수록 참가자들 사이에선 친밀감이 돋았다. 이웃 얼굴도 모르는 세상에, 매주 토요일 산하를 함께 누비니 친해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감을 상자째로 사온 이, 아이스크림을 돌린 이, 떡을 해온 이들도 있었다. 물론 나눠먹기 위함이었다.

(69)역사학자 전우용과 남산 일대

(69)역사학자 전우용과 남산 일대

70회의 동행 흔적을 좇으면 한국의 명소를 훑을 수 있다. 동행 여정을 표시한 지도를 보면, 전국에 동행의 흔적이 고루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도권에 많은 점들이 찍혀 있지만, 대관령과 울진,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경북 문경새재, 충남 예산 추사고택, 섬진강, 광주 망월동묘역에도 동행인들이 들렀다. 사람 발길 덜 닿은 자연을 찾아 떠난 여정도 있었고, 근현대의 문화유산이 빼곡한 도시를 찾은 적도 있다. 즐겁게 웃고 즐긴 적도 있었고, 숭고하게 마음 다잡은 적도 있었다. 비용과 일정 문제로 제주도를 가지 못한 건 안타깝다.

이제 여정은 멈추었다.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지만 일단 여기서 훗날을 기약한다. 매주 토요일 경향신문 기자들이 번갈아 동행을 따랐고, 그 체험을 다음 토요일자 지면에 연재해왔다. 동행 버스에 오르지 못한 사람은 70회의 연재 기사를 다시 찾아 읽어도 좋다. 글이 어찌 경험을 대신하겠냐마는, 언어가 허락하는 한 최선으로 전했다.

70 소설가 김진명과 단양 온달산성연재된 기사는 인터넷 사이트 http://70.khan.co.kr/ 을 통해 다시 볼 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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