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블로그, 개설 한달 만에 문닫아…저조한 관심도에 폐쇄 결정

2021.06.03 08:30 입력 2021.06.03 14:47 수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개인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개인 홈페이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부터 퇴출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의 소통 창구로 개설한 블로그가 한달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이 블로그가 ‘자유의 횃불’이 될 것이란 다짐과 달리 네티즌들로부터 외면을 받자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다.

CNBC방송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성명을 공유하기 위해 개설한 ‘도널드 트럼프의 책상에서’라는 이름의 블로그가 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임보좌관인 제이슨 밀러는 이 블로그가 영구적으로 폐쇄됐다면서 “이것은 우리가 기울이고 있는 광범위한 노력의 보조적 수단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지지자들과의 소통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임시적이고 보조적인 수단으로 블로그를 개설했다가 폐쇄했다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설했던 블로그를 검색해서 들어가면 그에게 기부하라고 독려하는 사이트로 연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설명과 달리 이 블로그는 저조한 열독률 때문에 개설 29일 만에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블로그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낮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격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폐쇄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네티즌들의 방문 빈도 등을 나타내는 트래픽을 분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블로그가 애완동물 입양 사이트인 ‘펫 파인더’나 음식 조리법 사이트인 ‘델리시’보다 저조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블로그는 개설 첫날 15만9000여건의 ‘좋아요’를 받는 등 상호작용이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만5000건 이하로 떨어졌다. 문을 닫기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블로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하루 평균 1500여회의 ‘좋아요’나 ‘공유’를 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트위터를 애용했으며, 그가 소셜미디어에 쏟아내는 주장과 선동은 지지자들을 열광시켰다. 계정이 정지되기 전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8800만 명, 페이스북 친구는 3500만명에 달했다. 트윗을 올릴 때마다 수백만건의 리트윗을 손쉽게 경험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블로그에 대한 관심도가 일천하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패배자’로 조롱받기 싫어서 폐쇄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6일 미국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은 지지자들의 워싱턴 연방의사당 난입 사태를 선동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퇴출 당한 상태다. 그가 가장 애용했던 트위터는 그를 영구히 퇴출했고 그가 공직에 다시 나선다 하더라도 계정을 열어주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페이스북도 그의 계정을 폐쇄했는데, 페이스북의 콘텐츠 정책을 감독하는 감독위원회는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폐쇄를 지지하면서도 6개월 이내에 기준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소셜미디어에서 퇴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새로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개발해 새로운 소통 창구로 활용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나 웹사이트와 달리 소셜미디어는 훨씬 고도의 기술과 자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대중과 소통함으로써 지지율을 높였기 때문에 새로운 소통 창구를 찾는 작업이 늦어질수록 그가 검토하고 있는 2024년 대선 재출마 시나리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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