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집권 후폭풍…‘대테러 시대’ 다시 오나

2021.08.23 20:53 입력 2021.08.23 22:12 수정

알카에다·IS 등 테러 단체, 아프간을 피난처로 활용 우려

‘외국 지원 의존’ 아프리카 국가들도 ‘방어벽’ 붕괴 가능성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이 세계적 테러 단체 발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프간이 각종 테러 단체의 피난처가 될 수 있고, 외국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테러 방어벽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의 국제 테러리즘 전문가 리디아 칼리는 21일(현지시간) 가디언 기고문에서 “탈레반의 귀환은 여러 면에서 국제 지하디즘(이슬람 근본주의 무력투쟁)에 도움이 된다”며 “알카에다와 다른 테러 단체들이 귀환을 계획할 장소와 기반시설은 물론 전투 대원과 무기를 보유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 “미군 철수는 아프간과 주변 지역에서 지하디스트 활동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현저히 감소시켰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테러리즘의 위험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아프간 내 테러 단체는 알카에다 코어, 이슬람국가 아프간 분파(ISKP), 하카니 네트워크, 파키스탄 탈레반(TTP),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IMU),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등이다. 특히 알카에다는 탈레반과 ‘특수 관계’가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슬람 통치 비전을 공유할 뿐 아니라 합동 전투 등을 통해 관계를 공고히 해왔다. 알카에다는 인도에서 부활하는 힌두 민족주의를 이용해 전투대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테러 위협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전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카불 공항을 경비하는 서방국가 군대에 IS가 ‘자살 테러’를 가할 수 있다는 정보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카불 공항에 대한 IS의 위협은 실재하며 미국은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반탈레반 저항 전선을 이끌고 있는 암룰라 살레 아프간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IS와 알카에다, 탈레반의 차이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차이와 같다”면서 “상표를 떼면 어느 것이 코카콜라이고 어느 것이 펩시콜라인지 알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테러 세력의 발흥 우려는 아프간만의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부의 정당성이 취약하고 외국 지원에 의지해 테러 단체들과 싸우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위험해졌다고 분석한다. 2012년부터 북부 및 중부 지역에서 프랑스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의 지원을 받아 지하디스트 단체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말리가 대표적이다. 아프리카 연합군에 의존해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샤바브 조직과 싸우고 있는 소말리아도 위험해졌다. 소말리아 안보 싱크탱크 히랄 연구소의 사미라 가이드 소장은 BBC에 “소말리아 보안군은 아프간군의 0.005%도 지원받지 못해 잠재적인 공격을 저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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