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위안화 갈등’ 불끄기 전화

2009.02.01 18:14
베이징 | 조운찬특파원

중국 후진타오와 통화 ‘환율조작 발언’ 해명한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간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 주석에게 전화한 것은 취임 뒤 두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화 환율 문제로 최근 불거진 마찰을 무마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국채 매입이라는 지렛대를 쥐고 있는 중국 측은 툭하면 환율을 문제삼는 미국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의 전화통화에 대해 언급한 뒤 “두 지도자들은 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미·중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1일 후 주석이 이른 시일 안에 오바마의 방중을 요청했으며 오바마도 후 주석의 방미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오는 4월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 때 회담할 것도 합의했다.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양국간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영국 BBC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양국간 마찰을 진화하기 위해 후 주석에게 전화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22일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면서 “무역 역조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에 환율정책 변화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중국 중앙은행과 상무부 등은 잇따라 환율 조작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발했다.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전문을 보내 가이트너 장관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자 직접 전화해 파문 진화에 나섰을 것이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관측이다. 신화통신은 위안화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그러면서도 두 지도자가 양국간 또는 다자간 협력을 통해 세계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노력하고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해 환율이 중요한 의제였음을 암시했다.

중국은 정상들간 통화 뒤에도 별로 누그러지지 않은 모습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뒤 31일 영국 런던으로 이동한 원자바오 총리는 미국 국채를 추가 매입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매우 민감한 질문이고 또한 오바마 대통령이 묻고 싶어하는 질문일 것”이라면서 “중국의 국가적인 목적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중국이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6819억달러로, 단일국가로서는 최대다. 최근 들어 중국이 미국 국채를 더 이상 매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국채 매입이라는 카드를 들고 미국의 환율 압력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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