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보호 크라이슬러 앞날은…美정부 80억달러 지원 신속 조치

2009.05.01 18:20
임영주기자

피아트와 제휴 ‘생존의 길’ 모색

크라이슬러가 미국 자동차업체 ‘빅3’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30일(현지시간)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미 정부가 크라이슬러 채권단에 빚 69억달러를 탕감하는 대신 현금 22억5000만달러를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헤지펀드가 반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85년의 역사를 가진 크라이슬러는 앞으로 파산보호 과정에서 채무조정 등의 구조조정을 하는 동시에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파산보호 크라이슬러 앞날은…美정부 80억달러 지원 신속 조치

◇크라이슬러 어떻게 되나=지난 30일 백악관에서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을 발표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크라이슬러가 확실히 생존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절차가 “30~6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구조조정을 신속히 진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미 정부는 파산보호 기간에 운영자금으로 33억달러, 파산보호 절차 후 추가로 47억달러 등 총 80억달러를 제공해 회생을 지원할 방침이다.

앞으로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 신청 후 법원의 주도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제휴가 성사된 피아트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주도하는 회사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이슬러의 주요 자산은 UAW와 피아트가 각각 지분의 55%와 20%씩을 갖는 새 법인에 매각되고, 나머지는 정부 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피아트는 현금투자 없이 주요 기술과 지적재산권, 세계 판매망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와의 제휴를 통해 취약한 소형차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 회사가 연비효율이 높은 차를 개발하기 위한 정부 기준을 충족할 경우 피아트는 지분을 35%까지 늘릴 수 있다.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제휴로 새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총 420만대인 세계 6위권 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아트가 1980년대에 미국 시장에서 철수해 미국 내 인지도가 없는 데다 현금 투자를 할 여력이 없어 크라이슬러를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파산보호에 들어가더라도 영업은 계속 이루어지지만 파산보호에서 벗어날 때까지 대부분의 공장은 가동이 중단된다.

◇GM과 미국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미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주어진 기간 안에 구조조정 성과를 내지 못하면 파산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방침을 직접 발표한 것은 자구안 마련을 위해 한 달의 시한을 남겨둔 GM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채권자들이 부채조정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GM도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GM은 6월1일까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재로는 독자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GM은 채권단 및 노조와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자동차산업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크라이슬러에 이어 GM마저 파산보호에 들어가게 된다면 서비스 차질 등을 우려한 소비자가 등을 돌려 미국 자동차업체의 판매량과 점유율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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