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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드 한국 배치 안심을” 중국 설득전

2014.10.09 06:00 입력 2014.10.12 14:32 수정

“중 견제용 아니다” 러시아와 군축회담 방식 달래기

‘한국 배치’ 기정사실화… 관련 국가 접촉 중 ‘논란’

미국이 종말단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할 경우 제기되는 중국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과거 러시아와 군축회담을 했던 방식을 거론하면서 중국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7일 “미국 정부가 THAAD의 한반도 배치가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중국에 강조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THAAD의 탐지 장비인 X밴드레이더의 각도를 베이징 쪽으로 돌리지 않게 설정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체코, 폴란드 등에 구축한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러시아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이렇게 했던 경험이 있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설득이 먹히느냐는 결국 미·중 간 신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사실상 THAAD의 한반도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관련국들에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미국은 현재 괌, 텍사스주에 배치된 THAAD 시스템을 8개까지 늘려 전략적 요충지에 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주로 북한,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THAAD 추가 배치의 근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THAAD의 탐지 장비인 X밴드레이더의 반경이 넓어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의 군사적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이것이 (중국·러시아의) 전략적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것은 아니며, 기본적으로 미국 영토와 동맹국에 대한 지역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며 “계속해서 중국과 러시아의 우려를 경감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 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에 THAAD를 배치할지 여부를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국 국방부는 THAAD의 한반도 배치를 위한 공식 협의는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헤리티지재단 세미나에서 “미국이 (THAAD 배치를 위해) 한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미국은 THAAD 배치에 대한 공개적 발언을 멈추고 한국에 숨을 쉴 공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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