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카데미 엉망···한국영화에 작품상을?" 유세장서 '기생충' 저격

2020.02.21 15:43 입력 2020.02.21 22:44 수정

<기생충> 미국 배급사 네온 트위터 갈무리

<기생충> 미국 배급사 네온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세 도중 돌연 지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판했다. 한국영화 <기생충>에 작품상을 줬다는 게 그 이유였다.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20일(현지시간) 유세를 진행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봤느냐?”고 청중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어 “수상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라고 아카데미 시상자 흉내를 낸 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고 했다.

그는 “한국과는 무역으로 이미 충분한 문제를 겪고 있는데, 거기다 작품상을 얹어줘? 잘한 일인가? 난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같은 영화 없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되살리면 안 될까? <선셋 대로>는 어떤가. 좋은 (미국)영화가 얼마나 많은데…” 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영화가 외국영화상을 받은 줄 알았다”면서 “이런 적이 또 있었나”라고 되물었다. 국제장편영화상이면 몰라도 작품상을 다른나라 영화에 준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인들은 주로 민주당 지지층이며, ‘미국인만을 위한 미국’을 주창해온 트럼프 대통령을 끊임없이 비판해 왔다.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트위터에 “<기생충>은 최상류층이 얼마나 노동계층의 절박한 몸부림에 무신경한지에 대한 외국영화이며, 2시간 동안 자막을 읽어야 한다. 물론 트럼프는 싫어하겠지”라고 올렸다. <기생충> 현지 배급사인 네온(Neon)도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링크하며 “알 만하다. 못 읽겠지”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연예매채 더 랩은 <기생충> 포스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와 함께 '트럼프가 오스카 수상작인 ‘기생충'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출처 THE WRAP

출처 THE WRAP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일침은 봉준호 감독의 ‘1인치 자막 장벽’ 발언과 연결된다. 봉준호 감독은 앞서 지난 1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놀라운 영화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트위터와 동영상 보기

▶ 네온 트위터와 동영상 보기

한편, 영국 가디언과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원작 소설이 백인우월주의 단체 쿠클럭스클랜(KKK) 등을 미화하고, 노예제도를 정당화한다고 비판받은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의 유세 발언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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