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짝 던지듯…3살·5살 자매, 4m 국경장벽 아래로 떨어뜨려

2021.04.01 15:31 입력 2021.04.01 15:38 수정

미국 텍사스주의 경찰이 지난 16일 브로커가 리오그란데강에 던진 생후 6개월 된 갓난아기를 구조하고 있다. 텍사스주 공안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미국 텍사스주의 경찰이 지난 16일 브로커가 리오그란데강에 던진 생후 6개월 된 갓난아기를 구조하고 있다. 텍사스주 공안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보호자 동반 없이 미국 국경을 넘는 어린이 이민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밀입국 브로커들이 3살, 5살 아이를 4m 높이의 국경 장벽 아래로 떨어트리는 장면이 공개됐다. 브로커가 생후 6개월된 아이를 강에 던지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미국 국경 순찰대는 31일(현지시간) 밀입국 알선업자 2명이 에콰도르 국적의 어린 자매 2명을 국경 장벽 아래로 떨군 뒤 도망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고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 동영상은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과 멕시코를 가르는 국경 지역에서 순찰대의 감시카메라에 찍혔다.

영상에서 멕시코 영토에서 국경 장벽에 접근한 밀입국 브로커들은 4.26m 높이의 장벽에 걸터앉아 아이를 짐짝처럼 하나씩 떨어트렸다. 미국 영토 쪽으로 떨어진 첫 번째 아이는 땅에 닿자마자 넘어졌고, 20초 후에야 겨우 일어섰다. 브로커는 두 번째 아이를 던졌고, 이 아이는 엉덩방아를 찧고 10초 뒤에 벽을 손을 짚고 일어섰다. 아이 2명을 떨어트린 브로커는 아이들 소지품을 벽 너머로 집어던졌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국경순찰대 엘패소 지구대장 글로리아 차베즈는 “밀입국 브로커들이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을 잔인하게 떨어트린 것에 충격받았다”며 “순찰대원들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이들은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자비한 밀입국 브로커들에게 법의 책임을 묻기 위해 멕시코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와 국경이 닿은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밀입국 브로커가 생후 6개월 된 갓난아기를 국경 근처 리오그란데강에 던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브로커들은 지난 16일 불법 이민자들을 뗏목에 태워 어른 68명과 아이 151명을 밀입국시키려 했다. 아이 엄마는 강을 건너려 브로커 조직에 3500달러를 냈다. 그러나 브로커들은 갑자기 아이의 엄마를 폭행해 다리를 부러뜨렸고, 뗏목에 있던 아이를 강으로 던졌다. 아이는 텍사스주 경찰에 의해 구조됐고, 아이 엄마는 국경순찰대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아이와 만났다.

미국 국경순찰대는 최근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으려는 중미 출신 밀입국자가 늘어나 사상자가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멕시코 출신의 9살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숨졌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 6개월 동안 모두 82명의 밀입국자가 국경을 넘다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어렵사리 국경을 넘어도 아동·청소년 이민자들은 비인간적인 환경에 수용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와 세관국경보호국(CBP) 국경 시설에 수용된 아동·청소년 이민자는 1만6000여명에 달한다. 수용 인원이 250명인 텍사스주 도나의 한 이민자 수용시설에는 현재 4000명이 넘는 인원이 빼곡히 들어찼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최근 미국에 입국하는 중미 출신 이민자가 20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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