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한 유죄 여부가 결정되기 전 공화당 대선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3월4일 시작하는 재판이 끝나기 전에 공화당 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주별로 당원들이 후보를 뽑는 코커스와 비당원도 투표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를 진행하고, 여기서 승리한 후보는 주에 할당된 대의원을 모두 가져간다. 대의원들은 여름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지지 후보를 표명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공화당 경선 일정을 보면 내년 1월15일 아이오와주를 시작으로 첫 재판이 열리는 3월4일 전 최대 7개 주에서 코커스 또는 프라이머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 다음 날인 3월5일은 가장 많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로, 대의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 등 15개 주가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

슈퍼 화요일을 거치면 전체 대의원의 절반이 후보들에게 배정되는데,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승리를 굳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대다수의 시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슈퍼 화요일이 지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공화당 주자들이 과연 대안이 될 수 있는 정치적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드러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이 이때까지도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검찰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 모두 법정에서 주장을 펼치는 데에만 각각 4~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WP는 “이를 고려하면 최종 판결은 4월 말 또는 5월 초에 나올 것이고, 배심원단 심의가 길어지면 경선 일정이 먼저 끝나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유죄 선고가 내려지면 큰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당원대회 규칙과 운영을 담당하는 각 지역 당직자를 포섭하는 등 우군 만들기에 총력전을 펼쳐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