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 앞에 잦아드는 “민주”…버마시위 소강상태

2007.09.30 18:43

버마 군사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데 이어 최대 도시 양곤 등 주요 도시에 무장병력을 추가 배치, 대대적인 탄압에 나서면서 시위가 지난 29일부터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그러나 양곤과 제2도시인 만달레이 등에서 산발적인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30일 양곤 시내 중심가에서 100여명이 시위를 벌였으나 곤봉을 든 경찰이 이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통신은 앞서 군정이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양곤에 기존 2사단외에 2만여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전했다. 군정은 승려들의 시위 참가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양곤과 만달레이의 대규모 불교사원을 점거한 상태다.

버마 망명자들이 운영하는 버마 언론 이라와디에 따르면 군정은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 17일 이후 승려 1000여명을 체포했다. 유혈 진압과정에서의 희생자 규모와 관련, 군정은 사망자가 13명이라고 밝혔으나 미국 워싱턴 소재 반군사정부 단체인 ‘버마를 위한 미국운동’은 시위 참가자 약 2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30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전했다.

군정의 언론 통제로 지난 28일 이후 버마의 통신 두절 상태는 3일째 이어졌다. 양곤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는 무장한 병력이 주요 길목마다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으며 상가는 여전히 대부분 철시중이다.

버마 군정은 29일 국영매체들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반정부 시위를 완전 진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목격자들에 따르면 만달레이, 파코쿠, 시트웨 등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파코쿠에서는 지난달 29일 수천명의 시위대가 2시간가량 평화 가두 행진을 벌였다. 반체제 인사들은 전략과 전술을 변경해 가며 시위를 계속할 것을 다짐했다. 한 시위대원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군·경이 깔린 양곤을 피해 다른 집회 장소를 찾고 있는 중이며, 군·경이 나타나면 사라졌다가 다른 곳에서 집결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마 군정의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 사회 비난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특사는 30일 수도 네피도를 방문, 군정 최고지도자 탄 슈웨 장군을 면담했다. 면담 내용과 성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탄 슈웨 장군을 면담하고 양곤으로 돌아온 감바리 특사는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으나 면담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29일 중국 지도부로서는 처음으로 버마사태에 대해 “모든 당사자들이 최대한 빨리 평화적 방법으로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일본은 시위현장 취재도중 버마 군의 총에 맞아 숨진 사진기자 나가이의 사망과 관련한 책임자의 처벌과 보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김정선·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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