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위대 ‘황색-적색 전쟁’

2008.12.01 00:08
박지희기자

반정부 세력 “항만 점거”…친정부단체 ‘맞불 집회’

‘노란 셔츠와 빨간 셔츠의 대결.’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왕실을 상징하는 노란 셔츠를 입고 정부청사, 공항에 이어 항구까지 점거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친정부 단체가 이에 대항해 대규모 집회를 벌여 두 단체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친정부 단체인 독재저항민주연합전선(DAAD)은 30일 방콕 시내 헌법재판소 주위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규탄하며 지지자 4000여명이 빨간 셔츠를 입고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일간 더네이션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2일 내려질 헌법재판소의 집권 국민의힘(PPP)에 대한 선거법 위반 여부 판결을 앞두고 밤샘 농성을 벌였다. PPP는 지난해 총선에서 유권자들을 매수한 혐의로 고발됐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정당 해체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현지 언론들은 유죄 판결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를 경찰이 강제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방콕 돈므엉 국내선 공항을 점거한 반정부 시위대에 해산 명령을 내렸다.

반면 PAD는 29일 밤 집회를 위해 설치한 정부청사 앞 무대 근처에서 발생한 수류탄 공격을 친정부 지지자들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PAD는 이번 폭발로 최소 5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네이션에 따르면 정부청사의 폭발이 있은 지 20분 만에 반정부 성향의 방송국 ASTV와 돈므엉 공항에서 폭발과 총격이 있었다.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는 식음료 공급을 차단하려는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PAD 측은 한 발 더 나아가 항구 점거까지 예고했다. PAD의 동부지역 지도자인 수티 앗차사이는 “공항 점거에도 솜차이 옹사왓 총리의 현 정부가 퇴진하지 않는다면 동부 해안의 항구까지 모두 점거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항구는 인근 대규모 수출단지와 연계돼 있어 점거 시 수출입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솜차이 옹사왓 총리는 “총리 사임과 의회 해산은 헌법에 따라 이루어질 정치적 사안일 뿐 대화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며 사임을 거부하고 있다.

AFP는 “양측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PPP 판결이 사태 해결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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