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불태우는 등 대만서 반한감정 폭발…야구 결승전 긴장

2010.11.19 11:29 입력 2010.11.19 17:07 수정
디지털뉴스팀

대만의 한 시민이 아시안게임 태권도 판정에 항의하며 태극기를 손으로 찢어 버리고 있다. 대만 뉴스 화면 캡처

대만의 한 시민이 아시안게임 태권도 판정에 항의하며 태극기를 손으로 찢어 버리고 있다. 대만 뉴스 화면 캡처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 운영 미숙으로 대만에서 반한(反韓), 반중(反中)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태극기를 불태우는 것은 물론 한국 상품 불매운동도 널리 퍼지고 있다.

19일 오후 7시 한국과 대만의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한감정의 발단은 태권도에서 나왔다. 대만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양수쥔(楊淑君)이 17일 1차, 2차 장비 검사를 무사히 통과하고도 여자 49kg급 예선 1회전에서 9대0으로 리드하던 중 경기 종료 직전 불법 장비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실격패당하자 대만인들이 납득하지 못 하고 분노하고 있는 것.

실격 판정은 주최측의 문제임에도 태권도 종주국이 한국이라는 것을 들어 대만 국민들은 한국계 심판위원인 ㅎ씨가 이번 의심스런 판정에 개입했다면서 분노하고 있는 중이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은 18일 대만 행정원 체육위원회 앞에서 태극기를 불태우고, 대만인들이 즐겨 먹는 한국산 라면들을 발로 짓밟고, 풍자극을 공연하면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태극기 소각 장면은 대만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돼 반한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대만 ‘중앙라디오’는 “이번 반한 정서가 반드시 오래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위자들은 대만 선수가 불공정한 판정을 당했는데도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체육위원회가 대책도 없이 말만 하고 있다면서 일부는 화물차로 몰고 체육위원회로 돌진하려다가 경찰의 제지를 당했다.

체육위원회 앞에서는 오후에도 항의가 이어져 한 시의원 출마자는 태권도복을 입고 “억울한데도 참느냐” “존엄은 어디로 사라졌느냐”는 피켓을 들고 풍자극에 참가했다.

풍자극 공연중에 한 시민은 만두를 든 채 “대만의 존엄은 만두와 같은 것인가. 물도 없이 집어삼키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도 한국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에서는 “한국 상품을 불매하자, 반한 대만인들이 단단히 뭉치자”, “양수쥔을 지지한다, 끝까지 지켜줄께” 등의 단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 라면, 김치들을 집어던지며 한국 제품을 사지 말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지 말자고 호소하는 인터넷 동영상도 돌고 있다. 이 영상의 남자 주인공은 한국 심판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한구호도 등장했다. 먀오리(苗栗)현의 복권 판매점 입구 양측에는 “중화민국 파이팅, 한국인에게 는 팔지 않는다” , “그래 좋다, 팔지 않는다”는 구호가 나란히 나붙어 있는 상태다.

이런 반한감정 고조 때문에 한국과 대만이 맞붙는 야구 결승전에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경기 분위기가 자칫 지나치게 달아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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