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추모 공휴일’ 지정 두고 시끄러운 호주

2022.09.13 15:50 입력 2022.09.13 16:06 수정

데이비드 헐리 호주 총독(왼쪽)과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가 지난 11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찰스 3세를 국가원수로 선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데이비드 헐리 호주 총독(왼쪽)과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가 지난 11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찰스 3세를 국가원수로 선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호주에서 이달 22일을 엘리자베스 2세 추모를 위한 공휴일로 지정한 것을 두고 반발이 일어나자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가 해명에 나섰다.

앨버니즈 총리는 13일 오전 2GB 라디오에 출연해 갑작스런 공휴일 지정이 시민들의 일상에 불편을 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런 문제는 모든 공휴일에 해당한다. 22일을 공휴일로 지정한다고 해서 그날 아무것도 해선 안된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앨버니즈 총리는 22일을 엘리자베스 2세 추모를 위한 공휴일로 발표했다. 이 발표 이후 그날 수술을 비롯한 병원 진료 예약이 잡힌 이들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앨버니즈 총리의 SNS 계정에는 “그럼 내 직원들 월급은 누가 주냐”, “이미 인력 부족으로 타격을 입었는데 (공휴일 지정은) 고용인 입장에서는 재앙”, “그날 기관 행사가 있는데 갑작스런 공휴일 지정으로 취소되게 생겼다” 등의 의견이 달렸다. 호주의료협회 또한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업무가 과중한 일선 병원에 수술이 밀릴 것을 우려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이처럼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되지 않느냐는 라디오 진행자의 질문에 앨버니즈 총리는 “당신의 말은 ‘그럴 수도 있다’ ‘그럴 것 같다’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은 수술은 연중 매일 일어난다. 만약 그날 항암치료가 필요하다면 받으면 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런 일은 70년에 한 번 일어나는 사건이며 약간의 상식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 호주 총독과 총리가 런던에서 돌아온 다음 날을 추모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이 그간의 절차”라고도 말했다. 자영업을 두고는 “박싱데이(12월26일) 같은 공휴일처럼 22일은 활동이 늘어나 장사가 더 잘될 것”이라고 했다.

공휴일 대응은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다. 빅토리아주는 호주축구리그 결승전 전날인 23일 금요일이 이미 공휴일이기 때문에 다음 주 4일을 연달아 쉰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장관은 병원에서 연락을 받지 않는 이상 22일 예약된 수술은 진행된다고 안내했으며, 일선 병원에도 계획된 수술은 가급적 최대한 하라고 독려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에선 애도의 뜻으로 가게가 정오까지 문을 닫고 오후 9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근로자들은 휴일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학교와 보육센터가 문을 닫으면 의료인력의 출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사안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공휴일 지정을 두고 “휴일은 많을수록 좋다”는 칼럼이 게재되는 등 찬성 의견도 나온다.

앨버니즈 총리는 애도 기간이 “주요한 국제적 행사”라며 공휴일을 지정하지 않았을 경우 “분명히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차기 영국 군주 찰스 3세를 호주로 초대한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앞서 호주는 지난 11일 찰스 3세를 호주의 국가원수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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