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中 싼샤댐 가동 눈앞에

2003.06.01 18:49

세계 최대의 수력 발전소인 중국 싼샤(三峽)댐에 1일 물채우기가 시작됐다. 댐 건설공사에 착수한 지 10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싼샤댐은 전력생산을 위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중국은 이날 0시를 기해 양쯔(揚子)강 유역의 싼샤댐 22개 수문 가운데 20개 수문을 닫으면서 역사적인 물채우기 작업에 들어갔다. 2개 수문은 양쯔강 중·하류의 선박 운항과 다른 댐의 발전을 위해 열어뒀다.

국영 중국 중앙TV(CCTV)는 1일 오전 생방송으로 물채우기 공사 현장을 중계했다. 신화통신은 이 댐의 수위가 곧 해발 135m에 이른다는 점을 빌어 ‘135m를 바라본다’는 제목의 특집을 마련,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신문들도 쑨원(孫文) 선생이 1910년대 신해혁명(辛亥革命) 직후 싼샤댐 공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100년의 꿈을 이제서야 이루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물채우기는 하루에 4~5m씩 수위가 올라가 오는 15일이 되면 해발 135m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후베이성(湖北省) 산더우핑(山斗坪)에서 충칭(重慶)직할시에 이르는 662㎞의 강 유역이 물에 잠겨 대형 호수가 생겨난다. 이 대형 호수는 2009년 댐 공사가 완공될 경우 총 632㎢에 이른다.

또 오는 16일부터는 지난 52일 동안 중단했던 선박 운항이 재개된다. 70만㎾짜리 발전 터빈 2기가 오는 8월 첫 발전을 시작하며 10월에는 추가로 2기가 발전을 시작, 전력 생산이 본격화한다. 싼샤댐 공사가 완전 마무리되면 댐 수위는 175m로 올라가며 연간 8백46억8천만㎾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싼샤댐은 상하이(上海)와 후베이성을 비롯한 8개 성(省)·직할시의 전력 공급을 책임지게 된다. 중국 인구의 절반이 싼샤댐에서 공급하는 전력의 혜택을 보게 된다는 얘기다. 또한 세계 최대규모의 홍수 조절 능력을 갖추고 있어 중국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양쯔강 중·하류 홍수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중국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싼샤댐은 그 엄청난 건설·발전 규모만큼 가져오는 피해도 엄청나다. 서방의 환경 전문가들은 댐이 건설되면 유량이 줄어 3억5천만명이 의존하고 있는 양쯔강의 수질 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도 충칭에서 싼샤댐에 이르는 유역에는 오염 배출 업소가 너무 많아 이들에 대한 통제를 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댐 전역이 ‘거대한 시궁창’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댐 건설 과정에서 안전에 문제가 생길 경우 큰 재앙이 닥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5천년 역사의 소중한 유물들이 물에 잠기는 것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피해다. 우선 삼국지(三國志)의 무대가 이 댐으로 고스란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초사(楚詞)로 유명한 치위안(屈原)의 유적지 등도 수몰된다. 유비(劉備)가 최후를 맞은 백제성(白帝城) 유적과 장비(張飛)의 묘 등 일부 문화재는 다른 곳으로 옮기기는 했지만 상당수 귀중한 문화재를 어쩔 수 없이 수장시켜야 했다.

97년부터 이뤄진 주민들의 대량 이주도 고통의 연속이었다. 댐 건설로 2개 시와 11개 현이 물에 잠기게 됐다. 이에 따라 댐 건설에 따른 이주민 규모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1백13만명이 정든 고향을 떠나 충칭이나 상하이로 터전을 옮겨야 했다.

▲1917년:국민정부 지도자 쑨원(孫文), 후베이성 이창(宜昌)에 댐 건설 필요 주장

▲1944년:미 수리공학 조사단. 싼샤댐 건설공사를 건의했으나 국공 내전으로 무산

▲1953년: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싼샤댐 공사에 원칙적 동의

▲1992년:중국 전인대(국회) 제7기 5차회의, 싼샤댐 공사 승인

▲1994년:리펑(李鵬) 총리, 싼샤댐 공사 기공 선포

▲1997년:수몰지구 주민 이주 시작. 물막이 공사 마무리. 댐 1기 공사 완료

▲2002년:선박 이용 영구 수문 시험 가동. 발전소 터빈 장착 마무리

▲2003년:물채우기 공사 및 선박 통행 재개

〈베이징/홍인표특파원 ip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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