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복-희족 충돌 허난성 148명 사망

2004.11.01 17:30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에서 지난달 29일 다수민족인 한족(漢族)과 이슬람교도인 회족(回族) 간 대규모 유혈충돌이 발생, 계엄령이 내려졌다고 미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특히 시위 진압과정에서 경찰 18명을 포함, 모두 148명이 숨졌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AP통신은 “대규모 시위대가 곤봉을 든 채 가두시위를 벌이며 가옥 수채를 방화했다”면서 “얼마 뒤 시위는 잦아들었지만 불안한 주민들은 집 밖 출입을 자제하고 있다”고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 정부 발표를 인용, “상황은 안정됐다”며 7명이 죽고 4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한편 목격자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회족 택시운전사가 6살배기 한족 소녀를 치어 숨지게 하면서 비롯됐다.

사건 직후 소녀의 유가족 및 마을 주민들이 운전사가 거주하는 회족 마을로 몰려가 보상을 요구했으나 합의에 실패, 유혈충돌로 번졌다. 시위대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이웃 주민들이 가세하며 순식간에 수천명까지 불어났다.

타임스는 지방경찰이 시위진압에 실패해 당국이 무장경찰까지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인근 성과 마을의 회족들이 트럭 17대에 나눠타고 사고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저지됐으며, 주요 도로에는 계엄령에 따라 바리케이드가 설치되는 등 통행이 통제된 상태”라고 전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이같은 폭력시위는 과거에는 무척 드문 일이었지만, 최근에는 빈번해지고 있다. 공무원 부패와 임금체납, 빈부격차 등에 대한 농민과 노동계층의 불만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중국 중서부에 8백60만명이 흩어져 사는 회족의 경우 같은 이슬람교도이면서도 독립을 요구하는 위구르족과 달리 중국사회에 비교적 잘 동화해왔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초고속 경제성장 중인 도시 및 해안지역과 달리 회족 거주지역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큰 불만을 품고 있다.

지난주 남서부 충칭(重慶)시 완저우(万州)에서도 공무원을 사칭한 남성과 한 부부간에 벌어진 사소한 말다툼이 수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로 번지기도 했다.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