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대만 관광길 열렸다

2005.08.01 07:44

대만이 중국인들의 대만관광을 허용함에 따라 일반 중국인들의 대만 관광길이 분단 56년 만에 처음으로 열렸다. 양측 정부의 권한위임을 받은 민간단체들은 이달 하순 실무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대만 연합보 등이 30일 보도했다.

셰창팅(謝長廷) 대만 행정원장(총리)은 29일 “대만 정부가 중국인들의 대만 관광을 허용키로 하고 대만의 여행사협회(중화민국여행상업동업공회)가 대만 정부를 대신해 중국과 회담을 갖도록 권한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셰 행정원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대륙의 관광객들이 가능한 한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보는 “중국인 대만 관광 허용을 위한 양안 간 첫 회의가 오는 27일 마카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만 증시에서 관광 관련 주식이 5.3%나 급등했다.

중국은 지난 5월 대륙 관광객들의 대만 방문을 허용하라고 대만에 촉구하고 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대만은 안보상 이유로 그동안 일반 대륙 관광객의 방문을 통제해왔으나, 이번에는 경제적 이유 등을 고려해 적극 나선 것이다.

중화민국여행상업동업공회의 중국측 상대는 중국 국무원 국가관광국이 설립한 민간단체인 중국관광협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교통부의 린링싼(林陵三) 부장(장관)은 “대만 정부는 고문 신분으로 대륙 관광객의 대만관광 협상에 참여할 것이며 매일 1,000명의 관광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그러나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중국 대륙의 전·현직 군인이나 경찰의 대만 관광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국 관광객들의 대만 방문길이 제한적이나마 열린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때문이다. 중국은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주석과 쑹추위 친민당 주석의 대륙 방문을 계기로 지난 5월 대만관광 허용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제시했다.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을 고립시키고 동시에 대만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대만 당국은 2개월 이상 검토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대만이 관리상 어려움을 이유로 하루 1,000명으로 관광객을 제한한 만큼 연간 관광수입은 16억달러(약 1조6천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전면개방으로 나아갈 경우 향후 엄청난 수입이 예상된다. 현재 홍콩은 중국 관광객으로 연간 1천4백억대만달러(약 4조2천억원)를 벌고 있다.

대만 관광업계는 1999년 9월21일 엄청난 희생자를 가져온 대지진 이후 급격한 관광객 감소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는 이번 중국과 대만 정부의 합의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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