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집회 강제 해산 과정에서 임산부 넘어져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지난 31일 꽃을 들고 홍콩 지하철 에드워드 프린스역 앞에 서있다. 지난해 8월31일 이 역에서 발생한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헌화 등을 했다. 사진 AP·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지난 31일 꽃을 들고 홍콩 지하철 에드워드 프린스역 앞에 서있다. 지난해 8월31일 이 역에서 발생한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헌화 등을 했다. 사진 AP·연합뉴스

1년 전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는 집회가 지난 31일 밤 홍콩 시내에서 열렸다. 홍콩 경찰은 이날 후추 스프레이 등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임산부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 홍콩01과 명보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7시 홍콩 시민들은 지하철 프린스 에드워드역 일대에 모여 헌화하고 지난해 발생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지난해 8월31일 홍콩 경찰은 프린스 에드워드역 지하철 차량 내부까지 진입해 시위대와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며 63명을 한꺼번에 체포했다. 당시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한 이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 검거했다.

프린스 에드워드역 사태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날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역에서 헌화를 한 뒤 몽콕(旺角) 쪽으로 이동했다. 헌화를 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수십 m 줄이 늘어섰고, 일부 시민들은 ‘홍콩 광복, 시대 혁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 출동한 폭동 진압 경찰들이 이들을 강제 해산 시키는 과정에서 임산부가 밀려 넘어졌다. 임산부의 남편이 이에 항의하다 경찰이 뿌린 후추 스프레이를 맞고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해산 명령에 따르지 않는 일부 시위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동원했으며 임산부가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 임산부는 임신 7∼8개월 정도로 알려졌다. 밀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찰과상 등을 입었지만 태아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31일 오후 10시 현재 최소 14명을 불법 집회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날 체포된 이들은 16세에서 60세로, 이중에는 자신을 기자라고 밝힌 17세 남성도 포함됐다. 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거리 두기 지침 위반을 이유로 37명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홍콩 경찰은 “위법행위에는 어떤 관용도 베풀지 않고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전날 집회와 관련해 “폭력 사태가 없으면 경찰도 법을 집행할 필요가 없다”면서 경찰 옹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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