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중국, 이제 연예계·팬덤문화까지 겨눈다

2021.09.01 18:31 입력 2021.09.01 18:32 수정

중국 문화여유부 홈페이지 캡쳐

중국 문화여유부 홈페이지 캡쳐

최근 중국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규제 움직임이 연예계와 팬덤 문화에 대한 단속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지난달 30일 ‘문예가 교육 관리와 도덕성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문화여유부는 통지문을 통해 “문화·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나쁜 현상을 단호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연예인이 직업 윤리를 어기고 법규를 위반해 사회주의 문예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최근 문화·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나쁜 팬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는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고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 등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정부 발표에 맞춰 연일 위법 행위를 한 연예인이나 팬덤 문화를 비판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1일 “최근 당국이 연예산업을 정화하기 위한 캠페인에 나섰다”면서 “이는 일부 아이돌이 탈세와 성폭력, 신사 참배 등으로 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국민 정서를 해치는 일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도 앞서 “방송 프로그램이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최근 드러난 연예인들의 위법행위와 관련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연예인의 길을 가려면 법치의 끈을 꽉 묶고 도덕의 선을 지켜야 한다”고 당국의 단속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중국의 연예계 단속 움직임은 실제 일부 연예인들의 일탈 행동과 위법 행위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유명 배우 정솽(鄭爽)은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최근 세무 당국으로 부터 2억9900만위안(약 539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또 한국에서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로도 활동했던 가수이자 배우 크리스 우는 지난달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연예인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연예계 전반에 대한 단속으로까지 이어진 배경에는 사회 전반에 대한 사상 통제 강화와 공동부유를 전면에 내세운 정책 기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화여유부는 이번 통지문에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문예 업무에 대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중요 지시와 정신을 충실히 학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기치로 삼아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이를 두고 중국 공산당은 유명 연예인들이 애국심과 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롤 모델이 되길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 체제 하에서 공산당은 사상적·문화적 통제에 더욱 집착하고 있으며, 스타덤과 팬덤 현상이 젊은이들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공동부유를 내세워 부의 분배를 강조하면서 고소득 연예인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연예인들의 고액 출연료나 호화스런 생활이 빈부격차로 인한 박탈감을 가져오고, 팬덤 문화와 결합돼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CNN은 “과거 중국에서 연예인이 개별적으로 정부의 표적이 된 적은 있지만 최근의 단속은 그 범위가 넓고 가혹하다”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단속이 문화예술을 선전선동에만 동원했던 과거 문화대혁명 시기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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