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연구팀 “중·러 송유관, 영구동토층 훼손”…환경재앙 가능성 경고

2024.07.01 15:03 입력 2024.07.02 00:44 수정

중국과학원대학 연구팀 논문 게재

러시아 사하공화국 바타마이의 세뱐 뇨라강. 2018년 4월 10일 촬영. 경향신문 자료사진

러시아 사하공화국 바타마이의 세뱐 뇨라강. 2018년 4월 10일 촬영. 경향신문 자료사진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송유관이 동시베리아지역의 영구동토층을 손상시켜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대학 연구팀은 토양 및 지형학회지 카테나(CATENA) 7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에너지 공급을 위해 매설된 중·러 송유관이 영구동토층에 점점 더 심각한 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송유관이 지속해서 열을 방출해 영구동토층 해동, 표면 침강·고임, 지반 침하, 송유관 고장 및 원유 유출 등 미래의 환경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스코보로디노에서 출발해 중국 헤이룽장성 린위안까지 잇는 제1·2 중·러 송유관 주변 지역이 연구 대상이다. 중·러 송유관은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의 지선으로 총 길이는 1030㎞에 달하며 441㎞의 영구동토층과 512㎞의 계절동토층을 관통한다. 각각 2011년과 2018년 개통한 두 송유관의 연간 원유랑 수송량 총합은 3000만t에 달한다.

중 연구팀 “중·러 송유관, 영구동토층 훼손”…환경재앙 가능성 경고

송유관 온도는 액체 탄화수소의 어는 점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송유관에는 열 설비가 설치돼 있고 고온의 원유로 인해 1년 내내 열이 방출된다. 연구진이 측정한 결과 송유관 출구의 원유 온도는 섭씨 1~12도였으며 평균 6.7도였다. 얼어붙은 땅 밑에 ‘온수매트’를 설치한 셈이다.

연구진은 송유관을 덮은 단열재가 미비해 이미 지질재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는 동토였던 곳에 1년 내내 얼지 않는 땅이 늘어났으며 송유관 주변에 연못이 형성돼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제1·2 송유관이 각각 1년에 0.2m, 0.45m의 속도로 침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반침하가 송유관 설비 고장으로 이어지면 원유가 유출돼 대규모 환경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 땅속에 묻힌 메탄가스 방출로 기후변화 속도도 빨라지며 화재 위험도 높아진다.

연구진은 송유관 외에도 철도, 고속도로, 송전선 등의 인프라 건설이 열 방출로 이어져 토양의 열 균형이 깨졌다며 지질재앙이 악화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 동토층은) 상대적으로 온도는 높고, 토양 두께는 얇으며 연속성이 낮아 열 안정성이 좋지 않다. 그만큼 환경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며 “(영구동토층은) 기후, 인간 활동, 식생 교란, 산불 등과 같은 환경 요인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회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SCMP는 연구 결과는 향후 중·몽·러 가스 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몽골을 관통해 중국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시베리아의 힘 2’ 건설을 위해 중국과 수년째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천연가스 수출이 막히면서 시베리아의 힘2 프로젝트에 더욱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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